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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 (건설사 주자금조달루트)금리 1% (3개월물 롯데건설4%,등)뚝…건설사 웃고 재테크族 울고?

Bonjour Kwon 2014. 8. 13. 07:23

2014.08.12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때 자금을 조달하는 주(主) 루트인 전자단기사채의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데다 건설업에 대한 정부 정책 기대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건설사 전단채를 주로 매수해온 개인투자자들은 3개월여만에 이자 수익이 대폭 감소해 '앓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그나마 아직까지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덜 반영돼 있어, 휴가철이 끝나고 나면 더 낮은 금리로 전단채가 발행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건설사 전단채 금리, 3개월만에 1%포인트 떨어져

 

지난달 발행된 건설사의 전단채는 금리가 3개월 전에 비해 1%가량 하락했다.

 

롯데건설이 직접 보증하는 호주 주거시설 개발사업과 관련한 파이시스제이차 PF 전단채. 이 전단채는 4월 23일 발행될 때만 해도 매매금리가 5%였다. 총 발행 규모는 300억원. 거의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단채는 만기가 3개월인데, 7월 23일 차환 발행됐을 때는 금리가 4.00%로 정확히 1%포인트 떨어졌다.

 

또 SK건설 등이 용현동 공동주택 사업을 위해 차환 발행한 전단채 금리가 3개월만에 0.8%포인트 떨어졌고, GS건설(006360)과 대우건설(047040)등이 발행한 전단채가 4월 금리에 비해 1%포인트 안팎 하락했다.

 

금리 하락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채권 전문가는 "7월 발행분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완벽히 반영되지 않았었다"며 "현재는 휴가철이다보니 전단채 발행이 소강 상태인데, 휴가철이 끝나고 나면 지금보다도 낮은 금리로 발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단채 매수해온 개인들은 실망

 

전단채 금리 하락으로 건설사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D건설 전단채는 상반기 한때 연 금리 9% 수준으로 기관간에 매매가 이뤄졌다. 그만큼 기업 사정이 안 좋다는 의미였던 것. 하지만 정부발 부동산 부양책에다 기준금리 인하 등이 겹치면서 현재는 위기설이 다소 진정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형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미분양, 우발 채무에 대한 우려감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최근엔 이라크 이슈로 건설주가 다소 하락하고 있으나 건설사들의 공사 현장이 내전 지역과는 떨어져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건설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5% 이상의 이자를 희망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당장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전단채는 만기가 대체로 3개월로 짧고, 발행 증권사가 보증을 서는 형태여서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전단채를 주로 판매하는 대우증권의 한 프라이빗 뱅커(PB)는 "4월만 해도 5%대 금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3% 후반에서 4% 정도로 조정됐다"면서 "다른 투자처를 찾아봐야겠다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PB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등으로 투자처를 옮기자고 권하고 있는데, 전단채 투자자는 대체로 예금 선호 현상을 보이는 투자자일 때가 많아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안재만 기자 hoo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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