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뉴노멀’ 시대, 투자의 길이 열린다] (上) 전환기의 세계경제와 자산배분.국민연금 英빌딩 투자 63% 수익… 대체투자는 세계적 추세

Bonjour Kwon 2014. 8. 19. 06:52

2014.08.17

 

#. 국민연금은 2009년 11월 영국 런던 랜드마크인 HSBC타워(45층 규모)를 7억7259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매입했다. 이 빌딩은 HSBC에 17년반 동안 장기 재임대돼 연간 4600만파운드(887억원)의 임대료 수익도 챙겼다. 국민연금은 2014년 4월 HSBC타워를 11억파운드(약 1조900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매각이 완료되면 5년 만에 매매 수익 3억2000만파운드(5500억원)와 임대수익 2억3000만파운드(4000억원)가량을 얻게 된다. 국민연금은 2010년 10월엔 1조원을 투자해 해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미국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원유·천연가스 운송)을 인수해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채권 위주의 전통적 자산배분 전략이 실패하면서 대체투자를 포괄하는 멀티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대공황에 비견되는 금융위기의 격랑 속에서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분산투자만으로 손실을 막을 수 없었다. 최근 글로벌투자자들은 반복되는 경기사이클에서 장기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줄이는 대체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다른 수익.위험구조를 가진 투자전략이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도 대체투자로 분류된다.

 

■장기 분산투자 위해 대체투자 주목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체투자는 PEF 비중이 높다. 지난 2004년 국내에 도입된 PEF는 10주년을 맞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5년 말 15개 PEF·총출자액 2조9000억원에서 2014년 4월 기준 252개 PEF·총출자액 4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대체투자시장이 108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PEF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 등에서 안정적으로 자금모집이 됐다. 국민연금은 2012년 말 기준 PEF 투자금액이 6조원에 달한다. 2013년에도 PEF와 밴처캐피털에 약 1조원 이상을 출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한계에 부닥친 국내 제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PEF와 공동투자가 많아질 전망"이라며 "최근 1세대 토종 PEF인 보고펀드 'LG실트론 사태'에서 보듯 자금회수 시장의 제도·인프라가 정비돼야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시장은 미국·영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등 아시아는 아직 변방에 머물고 있다.

 

국제증권감독위원회(IOSCO) 헤지펀드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자산은 1조9400억달러(1982조원·2012년 9월 기준)다. 세계 대체투자 운용자산이 6조5000억달러(6687조원·2011년 말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헤지펀드는 약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글로벌 헤지펀드시장은 미국과 영국이 각각 1조4700억달러, 3260억달러로 앞서 있다. 지역별로는 북남미 76.4%, 유럽 20.7%, 아시아지역 3.0%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2011년에서야 겨우 도입됐다. 시장규모는 2조7000억원(26억4000만달러) 수준이다. 글로벌시장에 비해 출범이 늦었다. 성장속도는 빠르다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은 글로벌 추세에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다.ㅋ

 

국내 헤지펀드 60% 이상은 '롱숏전략'(상승할 만한 종목 매수·하락할 종목 매도)이다. 개인투자자들도 코스피 박스권이 7년째 이어지면서 박스권 공략에 적합한 롱숏펀드에 관심이 높아졌다. 롱숏펀드는 1년 새 자금이 1조원 이상 들어오기도 했다.

 

■주요국 연기금 대체투자 확산

 

저금리·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큰손'인 주요국 연기금들이 대체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연기금은 2001년 대체투자 비중 5%에서 2011년 25%로 10년 만에 5배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호주 14%→24%, 캐나다 10%→20%, 일본 2%→6%, 네덜란드 1%→14%, 스위스 9%→28%로 늘었다. 영국은 10%→14%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국내 연기금도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적립금 436조원으로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지난 2005년부터 대체투자에 본격 나서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비중은 2001년 0%에서 2011년 말 7.8%, 2013년 말 9.5%로 늘었다. 2011~2013년 대체투자 수익금은 5조9850억원(수익률 6.9%)이다. 올해 마련한 5개년 자산배분 전략을 보면 향후 대체투자 비중을 10% 이상 유지하기로 했다.

 

자산 14조원이 넘는 사학연금도 2013년 대체투자 비중을 15.2%에서 2017년 20.1%로 늘릴 계획이다. 자산 4조1000억원의 공무원연금도 대체투자 비중을 2013년 13.0%에서 2017년 18.6%로 늘린다.

 

   lkbms@fnnews.com 임광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