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인기생보사들 '천덕꾸러기' ?우리아비바생명, 편입 2개월 만에 ‘농협’에서 ‘DGB’로(변액보험 단위농축협판매불허등으로 ) / KDB생명,매각 불발

Bonjour Kwon 2014. 9. 11. 07:58

2014-09 11

 

 

시장에 매물로 나온 중소형 보험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농협금융지주로 편입된 우리아비바생명이 통합작업 2개월 만에 DGB금융지주로 적을 옮기게 됐으며, KDB생명은 재매각 과정이 불발로 돌아서면서 새주인 찾기가 장기전에 돌입할 모양새다.

 

농협금융지주와 DGB금융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5일 우리아비바생명 지분(98.89%) 전부에 대해 매각절차를 착수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없는 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법률적 책임을 부여하는 바인딩(Binding) MOU인데다가 농협금융이 매매차익을 내기보다 당초 인수대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사결과를 토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계약성사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6주간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며, 11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내년 1월쯤이면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금융에 따르면 DGB금융 지주에서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한 매수의사를 먼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보험사가 없는 DGB금융에 우리아비바생명이 편입될 경우 비은행 핵심계열사로 지위가 향상돼 독자생존이 가능하고, 고용안정 등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본래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보험사인 만큼 영남기반 영업력을 적극 활용하는 등 이번 매각이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win-win’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DGB금융은 지방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보험업에 진출하게 된다. 더욱이 그룹 내 비은행 비중이 12%대로 확대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수 있고, 복합점포와 복합상품 출시 등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통해 수익다변화와 계열사간 시너지, 시장경쟁력 강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양 그룹의 입장으로 농협 편입 2개월 만에 새로운 곳으로 적을 옮겨야 하는 우리아비바생명 입장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여겨지는 꼴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6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후 컨설팅을 통해 조직정비를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30%에 가까운 인력이 조정됐다. 또 채널 리모델링과 지점 통폐합 등 15개의 경영개선과제를 추진해, 내년 상반기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리아비바생명 통합으로 기대됐던 변액보험 시장 진출이 금융위원회에서 단위 농·축협을 통한 판매를 불허해 좌절되면서 시너지가 희석된 데다, 차후 통합전산 개발과 RBC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 등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남아있어 우리아비바생명의 매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협금융이 본래 투입자금보다 낮은 가격에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더 이익으로 판단해 매각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생명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일부 있지만 통합부담이 여전히 상존했다”며,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투자증권과 농협증권의 통합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은 있지만 통합보다는 매각이 어떻게 보면 독자생존이 가능하고 새로운 성장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미 30% 정도의 인력조정이 힘들게 이루어진 만큼 더 이상 추가적인 인력조정은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KDB생명도 재매각 작업이 불발됐다. 지난달 29일 국내 사모펀드(PEF) 한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자금여력과 조달측면에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DB생명의 연내 매각은 힘들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2015년 3월로 예정된 펀드만기를 앞두고 투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매각 불발에 따라 펀드만기 연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며, KDB생명의 회사가치를 높인 후 시장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재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