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험보]
보험금 지급률 개선 등 서비스질 높여야
[중국보험보] 중국 정부의 보험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샹쥔보(項俊波)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최근 열린 ‘2015년 보험산업 감독관리 업무회의’에서 “지난해 중국 보험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고 동시에 글로벌 보험시장에서의 지위도 높아졌다”면서 “올해 중국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3위의 보험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감회가 발표한 중국 보험회사의 2014년 실적을 보면 샹쥔보 주석의 말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보험업계가 거수한 수입보험료는 총 2조235억 위안(약 354조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그 중 손해보험은 7545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6.4%, 생명보험은 1조2690억 위안으로 18.2% 늘었다.
지급 보험금은 총 7216억 위안(약 126조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손해보험 지급보험금은 3788억 위안으로 10.2%, 생명보험 지급보험금은 2728억 위안으로 21.1% 늘었다.
중국 보험회사의 자산총액은 10조1591억 위안(약 1778조원)으로 연초 대비 22.6% 증가했다. 그 중 손해보험은 1조4062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28.5%, 생명보험은 8조2487억 위안으로 20.9% 늘었다.
운용자산은 총 9조3314억 위안(약 1633조원)으로, 채권에 가장 많은 3조5600억 위안(38.2%)이 투자됐다. 이어 은행예금 2조5311억 위안(27.1%), 주식 및 펀드 1조326억 위안(11.1%), 부동산 및 기타 2조2078억 위안(23.7%) 등의 순이었다.
보험회사별 수입보험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내 생명보험 1위 기업인 중국생명은 지난해 3312억 위안을 거둬들여 여전히 1이 자리를 지켰다. 2위는 핑안생명으로 1740억 위안. 주목할 만한 사실은 1위와 2위 간 격차가 2013년 1806억 위안에서 2014년에는 1572억 위안으로 234억 위안이나 줄었다는 것이다. 또 1~4위 생명보험회사의 수입보험료는 7138억 위안으로 전체의 56.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으로 상위권 회사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손해보험은 인민보험공사가 수입보험료 2524억 위안으로 2위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핑안보험 1429억 위안, 타이핑양보험 928억 위안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1~3위 손해보험회사의 시장점유율은 64.7%로 생명보험시장에 비해 상위사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로는 선전시를 제외한 광둥성이 1793억 위안(전년대비 23.1% 증가)을 거수해 11년 연속 수입보험료 1위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그 중 손해보험은 59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21.1% 증가했고 생명보험은 1203억 위안으로 27.1% 늘었다.
지난해 중국 보험회사의 해외투자는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는 1466억 위안으로 보험회사 보유자산의 1.44%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홍콩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상품별로는 채권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상장회사의 주식, 비상장회사의 지분투자, 부동산 투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업보험에 연인원 2억5000만명이 가입하면서 중국 농업보험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농업보험시장에서는 326억 위안의 수입보험료가 걷혔고 215억 위안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또 농업재보험 연합체가 설립됐고 농업보험 정보제공 플랫폼이 개설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화려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급보험금은 제 때에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험업계는 지난해 9월말까지 총 1056만건의 보험금 신청서류를 접수했으나 그 중 735만건만 처리돼 건수 기준 처리율이 69.6%에 불과했다. 지급보험금 기준 처리율은 54.6%로 더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 3위 보험국가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덩치에 맞게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개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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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에서 동양생명 인수 추진
1조2천억에 지분 57% 매입 MOU 체결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섰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보유한 지분 57.5%(6191만주)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보험사가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방보험그룹은 자산규모 130조원대의 대형 금융기업으로, 현재 중국 보험업계 랭킹 9위에 올라있으나 성장세가 가장 빠른 보험사로 꼽히고 있다. 생명·손해보험, 자산관리 등 8개 분야 종합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에 사들이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안방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은 덩샤오핑 전 군사위원회 주석의 손녀사위로 중국 정계에도 넓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물론이고 타금융권도 국내 보험사 인수에 중국 보험사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경우 포화단계에 이른 한국 생보시장의 수익성 악화로 ING 등 외국사들이 철수하는 상황에서 중국 보험사가 국내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한국보험신문 중국 담당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정회남 소장은 “안방보험은 중국 보험업계의 다크호스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는데 비해 안방보험은 무섭게 공격적”이라면서 “동양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안방보험 경영스타일로 미뤄 투자사나 투자은행으로까지 보폭을 넓히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방보험은 2000년대 이후 중국 증시의 폭발적 성장과 부동산 열기의 수혜를 많이 본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부동산과 채권 등의 수익구조도 정체를 보이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려 현지 금융사와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양생명 인수도 중국시장의 이 같은 리스크에 대비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불발로 끝났지만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중국 자본의 국내 보험사 인수전이 안방보험 일회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자본의 글로벌리즘을 추구하면서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적정가격보다 심지어 2~3배 이상 주고 중국회사가 외국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투자자산 보유 세계 1위의 중국 자본은 언제든지 한국 보험시장을 노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보험산업 자체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이 적지않다. 그동안 중국 보험업계는 해외 보험사를 받아들이기만 했지 해외시장에서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거나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설계사 운용 방식이나 판매 스킬, 상품개발 능력 등도 한국 보험사에 비해 밀린다는 것이 국내 보험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