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5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김호식 전 이사장 FG자산운용 리뉴얼…다나페트롤 M&A주역 정재기 부대표 등 영입]
김호식 전 국민연금 이사장(11대)이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자본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했다.
최근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미국계 스타우드캐피털 자회사 발벡코리아 대표로 나선데 이어 고위 관료와 명망가들의 민간 전문투자회사행이 줄을 잇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호식 전 이사장은 최근 기존 FG자산운용 인력에 새로운 PEF 전문가들을 영입해 사모펀드 운용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여의도 CCMM빌딩에 본사를 마련하고 뱅크오브코리아 메릴린치와 이큐파트너스 등을 거친 정재기 씨를 부대표로, 우리은행 인수투자부 출신의 실무진 등을 영입했다.
김호식 대표는 1987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시작으로 옛 경제기획원 대외경제국 국장과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 실장을 거친 정통 재무관료다. 1999년 관세청 청장과 2001년 국무조정실 실장을 역임하고 2002년 해양수산부 장관에 올라 관료로서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김 대표는 2003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잠시 떠나 있다가 2005년 제11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2008년 4월까지 3년간 일했다.
민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FG자산운용이라는 이름의 신생 투자사를 설립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살펴왔다.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일하며 얻은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관해서는 해당국 운용사에만 위탁을 맡기거나 아예 직접 투자에 나서면서 기회를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FG자산운용의 기존 투자전략을 유지하면서 부동산에 국한되지 않은 기업투자에 관한 전략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PEF 사업에 새롭게 나설 계획이다. PEF 사업에서는 새롭게 영입된 정재기 부대표의 활약이 기대된다. 정 부대표는 메릴린치 기업금융부에서 일하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자원 딜로 꼽혔던 한국석유공사의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Dana Petroleum) 인수를 성공시킨 재원으로 유명하다. 다나 인수는 국내 공기업 최초의 해외 적대적 M&A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김호식 대표와 권오규 전 총리 외에도 관료 출신 명망가들의 투자사행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대영 전 건설부 차관은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과 산업연구원장, 주택공사 사장 등을 거친 이후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로 옮겨 지난해까지 자기자본 40억원짜리 회사에 총 3조2000억원의 운용자산을 끌어 모았다.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 출신의 구본진씨도 지난해 PEF 운용사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취임해 올해 경남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투자기회를 노리고 있다. 재경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의 이종갑 씨는 두산그룹 계열의 네오플럭스 대표(부회장)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력과 능력을 갖춘 관료들이 최근 관피아 논란으로 로비 역할로 오인될 수 있는 로펌 및 회계법인 고문 자리 등은 기피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노하우를 충분히 펼칠 수 있는 민간회사 대표직을 선호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을 갖춘 나라처럼 주요 인재들의 민관 교류 이직이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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