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보험사 '안전투자' 옛말.. 대체투자 나선다

Bonjour Kwon 2014. 9. 26. 21:13

 

파이낸셜뉴스 | 김문호 | 2014-09-26

 

보험사들이 해외채권이나 대체투자 등 상대적으로 국공채에 비해 위험이 큰 자산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이뤄져온 고수익을 겨냥한 대체투자가 다양한 위험자산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안전하게 장기투자'한다는 게 보험권의 속성이지만 국내 투자자산(국공채)이 급감하면서 저성장·저금리로 운용수익률이 급락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2·4분기에 보험사의 멀티 커런시 채권(KP(국내 기업이나 금융사가 발행한 외화표시증권)+해외채권) 잔액은 원화 환산 4조원이 늘었다.

 

원화채권 잔액은 7조8000억원이 늘었다.

박근혜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정책으로 보험사의 최대 투자 대상인 공사채의 발행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급여건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16개 중점관리대상 공공기관은 2018년 총부채가 올해보다 15조원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기간 7조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잔액을 줄여야 한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공사채 공급부족이 만성화되면서 채권자산 증가분의 약 3분의 1이 멀티커런시 채권으로 채워지고 있다"면서 "그 지속성과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까지 태양광발전펀드에만 총 9500억원의 투자약정을 맺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을 집행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생명보험사들을 비롯해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수출입은행이 주도하는 해외개발펀드의 재무적투자자(FI) 참여는 물론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사업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생보사들의 대체투자 역사는 길지 않다. 보험사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과 중반부터 인프라, 사모투자(PE),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투자 등 본격적인 대체투자를 진행해 왔다.

 

현재 국내 생보사들 대체투자 비중은 일반계정 운용자산 대비 약 8~15% 수준이다. 일반계정으로 140조원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은 약 12조6000억원을 대체투자에 투자하고 있다. 73조원을 운용하는 교보생명은 15% 수준으로 대체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화생명은 총 운용자산(AUM) 중 14%를 인프라, 부동산, 사모투자, 헤지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 금융사를 벤치마킹하는 곳도 있다. 삼성생명은 미국 프루덴셜 그룹과 스위스 UBS, 독일 알리안츠 그룹 등 세계 유수의 보험 그룹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국내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겠지만 기업대출, 개인대출, 하이브리드 시장 등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한다"며 "사회간접자본, 해외부동산 등 검토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