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rmland Fund/곡물사료 엘리베이터

세계 곡물메이저들의 움직임 2011.6.1

Bonjour Kwon 2011. 11. 22. 11:03

시장지배력 '독식'…곡물시장 장악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지사나 자회사를 두고 있는 곡물메이저들은 최근 사업영역을 곡물무역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축산, 사료제조, 곡물가공, 식품, 석유, 바이오연료, 종자, 금융업 등으로 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자기업들과의 연계는 곡물생산부문의 영향력 강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또 곡물메이저들은 중국시장을 잠식하면서 장기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내 경쟁력과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종가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생산’부문에서부터 저장, 가공, 유통 뿐 아니라 ‘소비’부문까지 장악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중국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 카길(Cargill), 곡물저장과 수출분야 세계 1위…유통망 확충으로 사업영역 확대

  1865년 윌리엄 카길(Willian Cargill)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곡물저장시설을 설립한 이래 명실공히 세계 곡물메이저의 대표주가가 된 카길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66개국 800개 이상의 도시에서 활동 중이다. 곡물저장 및 수출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업이며 곡물무역을 중심으로 농자재, 사료, 식품, 금융, 금속까지 다양한 부분을 취급하고 있다. 1998년 콘티넨탈 그레인을 인수해 곡물저장과 처리능력을 한층 강화시켰으며 2010년 현재 연 매출은 1079억달러, 순수익은 26억달러, 순자산은 266억달러이다.

  특히 지속적인 유통망 확충과 전후방 진출로 종자개발, 생산, 유통, 가공, 해상, 운송 등 곡물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성 기름, 전분 등 전세계 곡물가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과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를 추진,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ADM, Archer Daniels Midland)…곡물 생산, 가공, 포장, 운송, 판매망 일괄시스템 구축해 경쟁력 강화

  1980년대 중반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영역을 급격히 확장시켜 미국 내 117개 산지, 27개 강변, 8개 수출 엘리베이터 등 152개 엘리베이터를 보유한 ADM은 960만톤의 저장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국제시장에서 카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곡물을 처리하는 다국적 곡물회사로 자리매김했다. 

  ADM은 산지 엘리베이터를 통해 농가물량을 매집, 판매하며 저장창고를 제공하고 비료와 종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가나 산지 엘리베이터로부터 매집·저장된 물량은 강변 엘리베이터에서 등급, 종류 등에 따라 구분, 저장돼 바지(Barge)선에 선적된다. 또 수출 엘리베이터에서 해외바이어 발굴과 고정 거래선 확보를 통해 바이어 요구에 맞는 등급 및 물량을 구매한다.

  이 같은 곡물 엘리베이터를 통해 ADM은 2009년 기준 26억77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이 중 곡물사업을 통한 수익은 9억9400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에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온 곡물 생산, 가공, 포장, 운송과 판매망을 일괄시스템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벙기(Bunge)…세리올(Cereol) 인수로 유지종자사업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

  최대의 대두 가공업자로 성장한 벙기는 세계 3위의 유지종자가공회사인 세리올(Cereol)을 인수하면서 유지종자사업을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시켰다. 더불어 세리올이 보유하고 있던 캐나다, 유럽의 가공시설들을 인수해 유지업의 사업영역을 세계로 확장시키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9년에 당기순이익 3억61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자산규모만 212억8600만 달러에 달했다. 벙기는 같은 해 기준 전체 매출의 73%를 곡물유통사업부에서 달성했을 정도로 곡물 매입, 혼합, 수송, 판매 등 곡물유통사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콩, 해바라기씨 가공을 통한 단백질가루와 식물성 기름 등의 생산이 활발하다. 쇼트닝, 마가린, 마요네즈 등의 생산과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유 등 식물성 기름 가공 등도 이에 속한다.

  또 인광성 등 비료 원재료의 채광, 생산에서 수송, 판매에 이르기까지 비료산업과 관련해서도 전방위로 사업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밀가루, 옥수수 분말과 가루 등 제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 루이 드레퓌스(LDC, Louis Dreyfus Commodities)…사업다각화와 합작벤처·투자사 설립으로 국제시장 영향력 강화

  레오폴트 루이 드레퓌스(Leopold Louis Dreyfus)가 1851년 밀로 곡물사업에 진출한 이후 현재 전 세계 53개 지역에 72개 지사를 보유하며 연간 200억 달러 수준의 매출액을 올리는 거대 메이저로 성장했다.

  밀, 콩, 옥수수, 쌀 시장 등의 국제교역을 담당하는 곡물과 유지작물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쥬스, 면화, 커피, 설탕 무역사업으로 세계적인 벨류체인을 구축했다. 또 철강, 우유, 비료사업을 통해 중장기 성장을 위한 사업 영역확대도 지속 추진 중이다.

  여기에 철도, 해운운송 등 폭넓은 사업영역을 바탕으로 곡물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에탄올,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 부문과 부동산업 등으로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또 카길, ADM과의 합작벤처·투자회사를 설립, 국제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다.

# 곡물메이저, 종자기업과 연계해 수직통합

  농업 생산은 종자를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종자산업에 대한 지배는 농자재 산업과 식품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다국적 곡물메이저 기업은 농식품 체계를 지배하기 위해 종자산업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종자의 최종 특성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전공학은 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만든 계기가 됐다.

  식량위기와 맞물려 종자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거두고 있으며 특허 공유 등 기술적 카르텔을 형성하며 분쟁, 특허소송 등의 제약도 피하고 있다. 여기에 곡물메이저의 참여나 연계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생명공학분야에 접근하지 못했던 카길은 몬산토와의 제휴를 통해 국제종자사업부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했다. 독자적인 종자사업 추진을 포기하고 2004년 기준 세계 유전자 종자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몬산토가 지닌 종자와 생명공학에 대한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카길은 곡물의 생산, 가공, 사료생산, 육류생산과 가공에 이르는 일련의 농식품 체계를 수직통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미국 내 식품소매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크로거(Kroger Co.)와 쇠고기 장기 납품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DM 역시 종자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ADM는 교배종 옥수수 개발 합작사업을 통해 농업생명공학계의 선두라 불리는 신젠타와 제휴를 이뤘다. ADM과 신젠타의 제휴는 카길과 몬산토의 연계와는 다르다. 노바티스, 컨트리마크 등 농민협동조합을 통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곡물생산과 식품가공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했던 신젠타는 농민들에게 자사의 유전자 조작 종자가 수확후 시장에서 잘 팔린다는 환신을 주기위해 ADM의 곡물사업과 가공망이 필요했다. ADM은 신젠타의 유전공학, 보유종자, 농약 등과의 기업연계로 곡물시장의 수직통합을 구축했다. 여기에 협동조합의 높은 시장지배력이 밑바탕돼 거대 식품기업군과의 연계도 강화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종자기업의 입지는 곤고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 10대 종자기업인 몬산토, 신젠타, 사카타, 다키이 등이 종자시장에 참여해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3분의 2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국 기업을 인수해 자사의 아시아 본부로 활용하며 중국, 인도시장 등에 진출하기위한 진지로 활용하고 있다.

# ‘생산에서 소비까지’…잠식당한 중국시장

  곡물메이저들은 세계 주요작물 중 30%의 무역비율을 차지하며 생산집중도가 높은 대두를 통해 브라질 시장을 장악했으며 중국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브라질 대두농가에서 자금공여와 구매계약을 맺어 대두생산을 급속도록 확대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착유기업을 매입해 안정적인 수출처를 확보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미국산 곡물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국내 생산량 부족,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준비를 위해 1996년 대두무역을 허가제에서 관세할당제로 변경했다. 실직적인 수입자유화였다. 이에 따라 1996년 대두수입은 111만톤으로 전년의 2.8배가 됐으며 2000년에는 수입량이 1000만톤대로 늘어났고, 2003년에는 2000만톤대, 2007년에는 3082만톤으로 증가해 세계 총 수출량의 약 45%를 차지하게 됐다. 그 결과 중국의 대두자급률은 30%대로 낮아졌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곡물메이저들은 대두 생산과 유통, 가공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브라질에서 엘리베이터, 저장창고를 중심으로 하는 집하망을 정비하고 브라질 기업의 매수나 합작투자를 통한 곡물거래, 착유, 사료, 식용, 종자 등의 산업에 진출했다. 

  이렇게 수출 토대를 구축하는 한편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착유기업 매입에 나섰다. 2005년 중국정부는 대두 착유능력이 실제수요의 2.6배 이상이고 착유업계의 연간 가동률도 40% 미만으로 착유능력이 대폭 초과해있다고 발표했지만 곡물메이저들은 투자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ADM은 2006년 중국에서 1100만톤 이상의 가공능력을 가진 착유기업 11개사의 경영에 참여했고 2007년 대련화농양유집단(大連華農糧油集團)의 약 30%의 주식과 약 70%의 대두수입권을 취득했다. 벙기도 2005년 기존 중국계 착유기업을 인수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2006년 조업중인 착유회사 97개 사 가운데 외자 100% 또는 외자 합병기업이 64개에 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곡물메이저들은 중국시장에서 대두의 원료생산에서부터 최종소비까지 일괄 독점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곡물메이저들은 사업규모와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브라질에서 중국으로의 곡물 수출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식 자급확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11/05/31 농수축산신문 이한태 기자(lht0203@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