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허은숙의 CEO캐리커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2015.03.06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자본금 100억원으로 출발한 회사를 10년 만에 전체 운용자산규모를 80조원으로 성장시키며 자산 규모 8000배, 조직 규모 1250배(9명으로 시작, 10년 만에 약 1만명 규모)로 확장시킨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바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회장은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 '박현주 1호'를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펀드의 역사를 새로 쓴 투자승부사로 통한다. 특히 그는 '해외 금융 수출'의 꿈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 한국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아시아 최고의 투자전문그룹을 꿈꾸고 있다.
가장 닮고 싶은 금융 CEO로 꼽히는 박현주 회장은 대학 시절 '자본시장'의 매력에 푹 빠져 스물일곱 살에 투자자문회사 '내외증권연구소'를 설립했다. 증권계에 입문한 지 4년6개월여 만인 서른둘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된 후 연이어 약정액 전국 1위를 달성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정진해야 한다'는 인생철학에 따라 금융계 입문 후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다가 돈에 대한 타고난 직관과 경험을 살려 지난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창업했다. 그가 금융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건 지난 1998년 국내 최초의 폐쇄형 뮤추얼펀드 '박현주 1호'가 대성공을 거두면서부터다. 무엇보다 박 회장이 세인의 관심을 끈 것은 뮤추얼펀드 출시 당시 서민들의 유일한 재테크 수단인 은행 '적금'과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을 벗어나 '주식'과 '펀드'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주식과 펀드는 1980년대 '인터넷'처럼 일반인들에게 너무나 생소한 '딴 세상' 이야기였다.
대한민국 자산운용의 체질이 10년 만에 송두리째 뒤바뀌고 부동산 위주의 투자 방식에서 '금융'으로 전환된 것도 박현주 회장의 숨은 공이다. 돈의 흐름을 꿰뚫는 천부적인 자질 덕분에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성공적으로 걷게 된 것이다.
'돈은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하는 박 회장은 돈이 다니는 길목과 돈이 모이는 곳을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 그는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가'를 가장 크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함으로써 투자에 있어 치명적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박현주 회장은 투자를 할 때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입하는 순간보다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을 통해 많이 알면 알수록 불확실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박현주 회장은 '코스피 지수'를 예측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기준이 '좋은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단순히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유가증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현주 회장은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로 인재와 시스템이 성패를 결정한다. 인재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재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 그는 지난 2000년 3월 사재를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의 인재육성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젊은이의 수가 어느새 10만 명을 넘어섰다.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하자'는 슬로건 아래 젊은이들에게 조건 없이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온 것이다.
한편 박현주 회장은 2015년 세계 경제가 산업혁명시대를 뛰어넘는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재부상, 미국을 제외한 각국의 저성장 시대로의 본격 진입,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산업 트렌드 변화 등이 정치·산업의 지형변화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혁신적인(Innovative) 미래에셋, 글로벌(Global) 미래에셋 그리고 경쟁력 있는 미래에셋을 위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그룹의 자기자본을 3년 안에 1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 무대를 발판으로 글로벌 금융 무대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박현주 회장의 행보에 건투를 빈다.
'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별화 전략 펼치는 은행 출신 운용사 대표 3인 (0) | 2015.03.25 |
---|---|
밖으로 나가는' 자산운용사.미래에셋 美 영업인력 확대…한화운용 中 합작사 연내 마무리 (0) | 2015.03.24 |
펀드수익률 낮아도 판매수수료는 올라 (0) | 2015.03.06 |
작년 돈 가장 많이 번 운용사는 미래·KB·삼성자산운용 순이익 1~3위 증시 침체에도 전체 자산운용사 86곳 순익 4248억원, 전년比 14.1% 증가 (0) | 2015.03.04 |
자산운용사 위험자산 선호↑…고유재산 투자 늘어. 86개 자산운용사의 고유재산은 총 3조7280억원.감독원. 리스크관리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 (0) | 201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