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인프라펀드

기업 해외 투자개발사업지원 위한 '해외 인프라투자펀드’넘치는데 성과 없어? 공기업 부채감축급해-건설사와 해외사업 급속 위축.앞뒤 안맞아

Bonjour Kwon 2015. 3. 19. 08:12

2015-03-19

글로벌인프라펀드’등 잇단 출시에도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 투자펀드’가 속속 설립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 부채 감축이라는 `된서리‘를 맞으면서 공기업-건설사간 컨소시엄 형태의 해외 투자가 급속히 위축돼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3년 11월 외화인프라펀드(5억달러)를, 지난해 4월에는 글로벌코퍼레이션펀드(6억달러)를 각각 설립했다. 외화인프라펀드는 해외 건설이 완료돼 운영중인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글로벌코퍼레이션펀드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용 해외 지역특화 펀드로, 한-호주펀드(1억9000만달러), 한-중동펀드(2억달러),한-중국펀드(2억1000만달러)로 나뉜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6월 3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를 새롭게 개편해 내놨다. 공공중심 펀드로 확대 개편하고 그간 실적이 없는 펀드 운용사를 KDB인프라자산운용으로 교체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큐파트너스를 운용사로 선정해 이달 말까지 투자자 모집을 끝내고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에너지인프라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해양자원 개발, 항만개발, 해양 관광개발을 테마로 한 `글로벌 해양펀드‘의 신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해외투자 펀드가 동시 다발적으로 선보이며 해외 투자개발 사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투자개발형 사업이란 자본 투자와 시행, 시공, 운영까지 모두 맡는 사업을 뜻하는 데 우리기업은 자본 투자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호소해왔다.

 

 그러나 정작 해외 건설·플랜트에 투자 집행된 사례가 거의 없어 건설사들은 `풍요 속 빈곤’에 빠져 있다 .

 

 정부에서 부채감축 압박을 받는 공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전면 보류하거나 축소하면서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의 명맥이 끊기다시피해서다. 그동안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전력이나 국토부 산하 가스공사, 수자원공사와 같은 공기업들이 건설사들과 짝을 이뤄 투자개발형 사업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고 사업을 주도했다. 공기업이 운영을 책임지거나 제품 구매 계약(오프테이크)을 맺으면 사업성이 높아져 대주단 모집은 물론 펀드도 끌어모으기 쉽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초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공기업 주도형 투자개발형 사업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GIF가 1호 투자 대상으로 삼았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사업도 한국전력의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금융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기업 합작이 아닌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투자 개발하는 신흥국 도로사업의 경우에는 수요 리스크가 워낙 커 펀드 투자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책 금융기관이 중심에 선 펀드다 보니 정치적·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성격이 강한데 비해 그런 명분있는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는 점도 투자실적 저조의 한 원인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자본금 투자 수요에 대비해 해외 투자펀드를 설립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면서도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을 장려하면서 한편으론 공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정호기자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