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선박펀드/팬오션

하림, 팬오션에 STX그룹 인사 중용…인수단장으로 선임된 추성엽 사장 유력 범양상선 출신 전성기 주역…임직원 동요 최소화 적임자 평가

Bonjour Kwon 2015. 3. 20. 08:06

2015.03.20

 

추성엽 전 ㈜STX 사장 /사진=머니투데이DB

 

하림이 팬오션 (3,235원 165 5.4%)을 인수하면서 추성엽 전 STX 사장 등 STX그룹 인사들을 중용키로 했다.

 

1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인수 우선협상자인 하림은 최근 인수단 단장으로 2011년 초부터 STX그룹 지주사인 ㈜STX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추성엽씨(사진·60)를 선임했다. 추 전 사장은 인수단을 꾸려 팬오션 실사를 진행하면서 하림을 위해 곡물 운송사업 시너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팬오션 차기 사장으로 추 전 사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 전 사장은 팬오션이 STX에 편입되기 이전인 범양상선 시절부터 30년간 해운업에 종사한 전문가로 과거 팬오션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에서 해양학을 전공하고 1982년 범양전용선에 입사한 뒤 해양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그는 부정기선영업부문 부문장을 시작으로 영업1총괄 전무와 벌크영업담당 부사장, 경영관리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0년 3월 팬오션 대표이사에 올랐다.

 

추성엽 전 사장은 팬오션을 한때 상각 전 이익(EBITDA) 기준 1조원대 초우량 회사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그룹 지주사 사장으로선 씁쓸히 친정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추 전 사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옮긴 뒤 팬오션은 해운업 침체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자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특히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을 돕기 위해 무리한 조선 발주를 진행한 게 재정에 큰 부담이 됐다.

 

추 전 사장은 그룹 전체의 문제를 직시하고 STX가 몰락하기 전인 2012년경 이와 관련한 100여 페이지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해 강덕수 전 STX 회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팬오션에 STX조선해양의 부담이 전이되면 동반몰락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획기적인 자산매각의 필요성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추 전 사장은 강 전 회장의 신임을 잃었고 2013년 3월 ㈜STX 사업 부문 사장으로 사실상 보직이 강등되면서 핵심에서 밀려났다. 추 전 사장은 그해 12월 사임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팬오션의 차기 사장을 찾는 과정에서 각계의 추천을 받았지만 종래는 추성엽 전 사장을 신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아직까지 팬오션 임직원들의 신망이 높고 기업의 턴어라운드 계획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끌 전문가라고 판단한 것이다. 추 전 사장은 STX그룹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아쉽게 포기한 곡물 유통사업 등에 대해서도 하림 측에 자세히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추 전 사장은 업무를 상당히 합리적으로 진행하는 경영자로 30여 년간 벌크선 부분을 담당해 글로벌 네트워크가 매우 풍부하고 팬오션 임직원들의 동요를 잘 다독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