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비지니스등 )

'호텔사업 꿈' 접는 동부.금융계열사 지키려 서울역 앞 동자동 2구역 호텔부지(대지면적 7,944㎡).2000억대 부지 매물로

Bonjour Kwon 2015. 4. 7. 05:41

2015.04.06

 

 

동부메탈 담보대출 못갚으면 화재도 위험 판단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이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보유한 2,000억원대 서울역 앞 호텔 부지 매각에 나섰다. 김준기 동부 회장이 호텔 건설의 꿈을 접고 동부화재(005830)와 동부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다.

 

6일 투자은행(IB)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동부생명이 보유한 서울 용산구 동자동 2구역 호텔부지(대지면적 7,944㎡)를 팔기 위해 다수의 인수 후보자들과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지역은 KTX 서울역은 물론 시내 관광지와도 가까워 호텔 수요가 큰 곳"이라며 "하지만 동부는 현재 땅만 갖고 있을 뿐 재무구조가 나빠 호텔 짓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화재의 자회사인 동부생명은 지난 2011년 1월 동부건설로부터 해당 부지를 1,271억원에 사들였다. 이 부지는 같은 해 9월 공동주택과 호텔에서 업무시설·호텔·문화·판매시설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현재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 인근 동자동 4구역의 평당 최고 가격이 1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호텔부지의 시장가격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부지매각은 김준기 회장이 호텔사업을 포기하고라도 금융계열사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13년부터 잇따라 자산매각에 실패하면서 동부메탈·동부제철·동부하이텍·동부팜한농 등 제조업 계열사의 경영권을 모두 잃었다.

 

남은 것은 김 회장(7.87%)과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14.06%), 장녀인 김주원(4.07%)씨 등 김 회장 일가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들이다. 동부화재는 핵심 금융사인 동부생명(99.9%)·동부증권(016610)(19.9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금융계열 지주사다. 하지만 지분 대부분이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김 회장 개인소유의 동부인베스트먼트와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동부화재와 동부메탈 지분 일부를 담보로 3,100억원을 빌리면서 맺은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어롱)이 김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부메탈이 법정관리나 주식 차등 감자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하면 FI가 동부화재 주식을 함께 내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앞두고 동부메탈의 차등 감자를 추진하자 김 회장이 사재 200억원을 출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남은 대출잔액은 1,250억원 수준. 사실상 채권단 손에 들어간 동부메탈의 경영 상황에 따라 동부화재의 운명이 정해지는 현 구도를 극복하려면 드래그어롱 조항이 들어간 주식담보 대출을 갚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 건설 사업은 동부 측이 아무리 땅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그룹 평판 리스크 탓에 자본조달이 힘들어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호텔 부지를 매각한 자금 등을 발판으로 금융계열사의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전했다.

 

동자동 2구역 정비계획 허가 관청인 용산구청도 동부그룹 측에 호텔 건축 사업 추진 여부를 수차례 확인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당초 동부가 상반기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내기로 했지만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져 예정대로 호텔부지를 개발할지 답해달라고 문의했지만 아직까지 회신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부생명 관계자는 “호텔 건축사업은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시행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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