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대체투자상품으로서 항공기 리스. 역사적 낮은 변동성. 안정수익률 기록 매력적..항공기 공급비해 수요 증가(저가항공사 중가등)

Bonjour Kwon 2015. 6. 18. 07:48

2015.06.18

 

<항공기 운용리스 비중 추이>

자료=Ascend,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18일 "항공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국 등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소득이 증가하고 항공기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완화로 저가항공사 설립이 급증하면서 항공료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항공 여객 수요 증가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반면 항공기 공급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소수 제조사가 과점하고 있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 항공사 수주잔고(backlog)가 쌓이고 있는 상황으로 우호적인 항공기 수급을 바탕으로 항공기 가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항공기 리스 투자 역사적으로 낮은 변동성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 기록

 

김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아직 항공기 리스가 익숙한 투자대상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대체투자의 한 분야로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항공기 리스 투자는 역사적으로 낮은 변동성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왔는데 이는 항공기 리스 투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 수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 계약은 대체로 5~10년으로 장기이며 고정으로 한번 정해지면 잘 바뀌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항공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수취할 수 있다"면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항공사가 파산하는 경우로 항공기 리스 투자 시 영업규모 및 재무구조, 사업 경쟁력 등 항공사 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항공기 소유권은 리스사가 가지고 있어 항공사 파산시 즉시 압류하여 매각이나 다른 항공사에 재리스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항공기 리스 시장의 성장 배경

 

하늘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비행기 중 하나는 에어버스의 A320으로 A320 neo(newengine option)의 경우 대당 1천억원이 넘어갈 정도로 고가다. 따라서 항공사는 비행기를 빌려서 쓰거나(항공기 리스) 비행기를 사더라도 자체 현금으로만 소요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부채를 대략 절반 이상 끼고 구매한다.

 

과거에는 현재와 같이 항공기 리스가 활발하지 않았다. 과거 항공사들은 주로 은행으로부터 항공기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직접 비행기를 샀다. 하지만 항공기 담보 대출 시장의 주된 참여자였던 유럽은행들이 바젤III 등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항공기와 같은 장기 담보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전통적인 대출 형태의 자금조달은 감소하고 있다. 대신 대체투자로서 항공기 리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타 금융권의 항공기 리스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운용리스 비중은 1980년에는 1.7%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항공산업 분석 기관인 Ascend에 따르면 2020년에는 5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리스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5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리스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항공사 입장에서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면 주문시 상당한 현금을 선지급해야하는 반면, 리스는 현금관리에 용이하고 부채로 잡히지 않아 재무비율 관리에 유리한 점 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리스 투자 구조

 

항공기 리스 투자는 기본적으로 항공기를 구매한 뒤 항공사에 임대해 임대 수익을 얻고, 리스기간 종료 후(항공사 부도 시에는 리스기간 중에도 발생할 수 있는) 항공기 매각을 통해 매각 수익을 얻는 구조다.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새로 취득하는 항공기에 대한 항공기 리스 구조는 아래와 같다.

 

1)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사가 매매계약을 체결, 2) 매매계약을 리스사 또는 SPC 에 양도함과 동시에 리스계약을 체결, 3) 리스사 또는 SPC 는 출자자(지분투자자)와 대주단(채권투자자)이 투자한 금액을 통해 항공기 제조사에 대금을 지급, 4) 항공사가 항공기를 받게 되고 리스사 또는 SPC 에 리스료를 지급 이와 같이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항공기를 구매 한 뒤 항공사에 리스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항공사로부터 항공기를 구매 한 뒤 다시 임대(sales and lease back) 해주는 방법도 있다.

 

항공기 리스 투자 수익률은 항공사의 크레딧 리스크(파산 가능성) 수준, 계약 기간, 항공기 기종 등에 따라 다르지만 investec 자료에 따르면 대체로 선순위채권은 2.5~4.5%, 후순위채권은 5~7.5%, 지분증권은 레버리지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레버리지 비율 60% 경우에는 10%이상, 70%인 경우에는 12%이상, 80%인 경우에는 14% 수준).

 

 

항공기 리스 구조 ■국내 항공기 리스 투자 동향

 

국내에서는 아직 항공기 리스가 익숙한 투자대상은 아니지만 최근 보험사, 증권사, 운용사, 연기금 등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대체투자의 한 분야로서 항공기 리스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사모사채나 펀드, 유동화증권 형태로 된 투자상품이 과거보다 빈번히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경우 2014 년 3 월말 항공기 리스 후순위채권과 지분증권에 2,700 만달러를 투자했다. 핀란드항공에 A330-300 을 구매 후 12 년간 임대하는 상품이었다. 총 7,700 만달 러 중 독일계 은행이 선순위채권에 5,000 만달러를 투자했고, 나머지 2,700 만달러를 대우증권이 후순위채와 지분증권으로 투자했다. 이 후 2015 년 3 월에는 대우증권이 직접 두바이 국영항공그룹 에미리트 항공사로부터 B777-300ER을 구매 후 9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토대로 7,200 만달러 규모의 5 년 만기 구조화채권(선순위/중순위/후순위)을 발행했다.

 

2015 년 5 월에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A380-800 을 구매 후 임대하는 계약을 토대로 발행된 6 년 만기 후순위 사모사채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펀드의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402 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현재는 기관투자자 외 개인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나 향후에 펀드 등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항공기 리스의 위험 요인 및 리스크 축소 방안

 

 

 

항공기 리스는 중·후순위채를 투자했을 경우 고금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존재하는데, 항공기 리스 투자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항공사가 파산하는 경우다.

 

과거 국내 항공기 리스 투자에서도 항공사에 대한 크레딧 리스크 관리 실패로 원금 손실을 본 사례가 있다. 2008 년 유리자산운용이 운용한 '유리 스카이블루 사모특별투자신탁 제 1 호' 펀드에 KDB 생명이 90 억원을 투자했는데, 중고 비행기를 인천과 태국 푸켓을 운항하는 태국 저가 항공사에 리스했으나 당시 태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금융위기가 발발하며 항공사가 파산해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영국 등 항공기와 관련한 채권자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인정하는 파산법규가 존재하거나 캐나다 등과 같이 Cape Town Convention(항공기 등 국가간 이동이 빈번한 자산에 대해 협약국 간에 공통된 규정을 적용하여 담보권 행사 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협약)을 비준한 국가의 경우에는 EETC(Enhanced Equipment Trust Certificate) 형태로 항공기 금융이 실행되고 있다. EETC 는 항공기 LTV 수준에 따라 항공사 신용등급보다 더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데, 여기에는 항공사가 부도나도 항공기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EETC 부터 상환해야 하며 운영을 포기해 항공기 매각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매각 시점까지 제 3 금융기관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여러 안전장치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항공기 담보대출에 있어 항공기 저당권자가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있으나, 미국 등과 같이 항공사 부도시 신속하게 항공기의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 특례 규정은 없다.

 

그러나 항공기 금융의 보편적 방식인 리스는 항공기 담보대출과는 달리 항공기 소유권이 항공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리스회사(SPC)에 있어 항공사가 통합도산법 등에 의한 법정관리 개시시 항공기 자체는 권리 행사가 제한되는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따라서 항공사의 리스료 지급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즉시 항공기를 압류하여 매각이나 다른 항공사로의 재리스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항공기 리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항공사에 대한 신용도 분석이 우선할 수 밖에 없다. 영업규모 및 재무구조, 사업 경쟁력을 갖춘 투자등급 항공사를 대상으로 한 중순위채 내지 후순위채 투자를 하는 것이 일정 수준의 리스크 통제하에수익성을 올리는 현실적 방법으로 판단된다.

 

추가적으로 최근 항공산업 동향을 되집어 보면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항공사 파산 확률은 과거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고 항공기 수요기반이 공고한 가운데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항공사 파산시에도 상환 적시성은 떨어져도 항공기 매각이나 재리스를 통해 궁극적인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궁극적 회수율 관점에서는 항공기 리스의 트랜치별 LTV 도 중요한 변수로, 중,후 순위채 투자시 LTV 또한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