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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 대만 자본 수혈- 푸본생명 2200억원 투자…지분 48% 보유해 ‘2대주주’ 현대차 통한 중국진출 목표,  현대라이프와 시너지 “글쎄”

Bonjour Kwon 2015. 6. 23. 23:02

2015.06.23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지속적인 적자와 건전성 악화에 시름하던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만 자본으로 긴급수혈을 받게 됐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2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만 푸본생명보험(Fubon Life Insuarance)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를 통해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 지분 48.6%를 확보.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푸본생명은 총 자산 200조원의 대만 내 1위 금융그룹인 푸본금융지주의 핵심주력 계열사로 자산 102조원,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한 대만 내 업계 2위 보험사다.

현대라이프는 이번 푸본생명과의 전략적 제휴가 여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파트너쉽 구축을 위한 것으로 RBC비율 개선 및 상품개발, 자산운용 기법 공유 등을 통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긴급 외국자본 수혈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라이프가 지속적인 증자, 후순위채 발행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현대차그룹의 자금지원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금껏 외국계와의 합작비지니스 모델의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2012년 5월 녹십자생명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출범 후 2012년 말과 2014년 6월 각각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또한 지난해 말까지 총 5차례에 걸쳐 16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인수대금과 별도로 총 36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해 8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1분기 134.5%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50%를 하회하고 있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거듭된 후순위채 발행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후순위채 발행 여력도 한계에 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자본이 투입되자 더 이상 현대차그룹의 자금수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더욱이 푸본그룹의 이번 전략적 제휴 목적이 현대라이프가 아닌 현대차를 통한 중국진출의 교두보 마련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현대라이프는 상품개발, 자사운용 기법 등을 전수받고 푸본쪽에서는 현대차를 통해 중국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2대주주로 푸본생명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 역시 현대라이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껏 외국계와의 합작 비지니스 모델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의사결정에 어려운 점이 있는데다 합작사에서 보통 임원의 절반을 투입하면서 조직이 나눠지게 돼 보통 2~3년 안에 깨지는 수순을 밝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아비바생명, 하나HSBC생명 등도 이같은 전철을 밟고 현재 외국자본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다.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의 2대 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동양생명 지분을 인수한 안방보험과 같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승인절차가 필요하며, 아직까지 인가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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