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교원공제회 CIO "구조화채권 투자 확대"

Bonjour Kwon 2015. 6. 26. 14:16

<'큰손' 하반기 전망-⑨>

기사승인 2015.06.26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성기섭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26일 "저성장·저금리로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표시 구조화 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성 이사는 이날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주식시장도 주요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와 내수경기 부진으로 지난 몇년간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코스피가 한 단계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이사는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원화가 엔화나 유로화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이사는 "교직원공제회 총자산이 오는 2045년에는 1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며 "자산증가에 대비해 효율적인 조직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공제회의 총자산은 지난 5월말 기준 25조6천억원으로 국내 공제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다음은 성 이사와의 일문일답.

 

--현재 자산운용 환경을 진단한다면.

 

▲저성장·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며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은 주요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와 내수경기 부진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활황인 가운데서도 지난 몇년간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대체투자와 해외투자는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다. 국내 대체투자는 기업실적 악화와 부실기업의 인수·합병(M&A) 수요 증가로 자금조달과 구조조정 등 다양한 투자기회가 늘고 있다. 우량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자금 재조달과 우량 임차인으로부터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업용 빌딩 등에 대한 투자 매력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선진국의 점진적 경기회복과 풍부한 유동성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증시가 지속적으로 활황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달러 표시 해외채권도 유망하다.

 

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이 유지되는 대출 관련 투자와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를 추구하는 헤지펀드, 인프라·선박·항공기 투자 등 실물 투자처도 풍부하다.

 

다만 대체투자나 해외투자 분야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우량한 투자사업의 발굴을 위한 선제적 접근과 기금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원화가 엔화나 유로화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다 가계부채 증가와 같은 부정적 영향도 간과할 수 없고 하반기 Fed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Fed의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가 Fed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정도로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Fed는 금리를 완만하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국이 완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작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있고 외환보유액이 풍부해 2013년처럼 다른 이머징 국가에서 유출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기간에 한국 금융시장에 버블이 형성되지 않아 긴축에 따른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하반기 코스피 전망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가 매물벽을 뚫고 박스권 상단으로 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위주의 개별종목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가 회복되면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코스피200 편입 종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은.

 

▲해외와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할 예정이다.

 

또 국내 채권은 금리가 낮고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어서 신규 투자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달러 표시 해외채권 상품의 투자를 확대하겠다.

 

국내외 주식은 시장상황과 개별국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부동산과 사모투자펀드(PEF), 헤지펀드, 변동금리 선순위 대출자산투자 등을 늘릴 계획이다.

 

--눈여겨보는 대체투자 섹터가 있다면.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SOC는 전통 인프라 자산의 사업 재구조화와 휴게소, 집단에너지 등 유사 인프라 자산을 보고 있다. 또 양호한 현금 흐름이 보장되는 대형 유통업체 책임임차 상업시설과 골프장, 물류시설 등에 대한 투자기회도 발굴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내 만성적인 대출 수급 불균형 현상을 활용한 중국 크레디트 전략 투자와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세컨더리 PEF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인력 운용 변화나 조직 개편 계획이 있는지.

 

▲지난해 해외투자부를 신설하고 자산군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투자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4월에는 중장기 재정추계모형을 구축했다. 교직원공제회 총자산이 오는 2045년에는 1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늘어나는 자산에 맞춰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인력을 수급하기 위한 용역을 이달부터 수행하고 있다. 용역 결과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인력과 조직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mr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