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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인수전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골드만삭스PIA 등 PEF 일색. 4개 PEF-유통기업 `짝짓기` 경쟁

Bonjour Kwon 2015. 7. 3. 07:52

2015.07.03

 

홈플러스 인수전을 향한 첫 관문 통과자가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골드만삭스PIA 등 사모투자펀드(PEF) 일색이다. 이에 따라 당초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국내 유통기업 현대백화점, 농협, 오리온 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와 유통업계는 국내 유통기업들이 PEF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나서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기업들은 인수 후보 PEF와 손을 잡고 위탁 경영을 노릴 의도"라며 "홈플러스 경영실적에 따라 PEF가 재매각하는 지분을 향후 인수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수전이 최근 거래가 마무리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전과 흡사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손을 잡고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며 투자 5년 뒤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 유통기업들이 홈플러스 인수 후보 PEF와 손잡고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추후에 지분을 사들일 기회를 엿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유통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영 노하우와 PEF가 갖고 있는 자금력 간 결합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조 원대 자금력으로 무장한 PEF는 국내 유통기업의 부족한 자금력을 채워줄 수 있다.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꼽히는 오리온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1분기 기준 보유 현금을 나타내는 단기금융상품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각각 5744억원과 3689억원에 불과하다. 7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인수 자금을 혼자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기업 가치를 높여 향후 보유 지분을 비싼 가격에 재매각해야 하는 PEF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한 유통기업의 경영 노하우가 절실한 상황이다.

 

노동조합 이슈 역시 PEF와 유통기업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으로 지적된다. IB 관계자는 "PEF에 대한 노조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PEF가 독자적으로 인수하기에는 난관이 많은 상황"이라며 "유통기업을 끌어들여 노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IB업계 일부에서는 PEF·유통기업 컨소시엄이 아닌 PEF 간 컨소시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IB 관계자는 "KKR 같은 글로벌 PEF 일부가 예비입찰 관문에서 탈락했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펀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다른 PEF와 협업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KKR는 2008년 어피니티와 컨소시엄을 이뤄 OB맥주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최근 KT렌탈 매각에서도 PEF 운용사 MBK와 IMM PE가 PEF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