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입력 2015.07.10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삼성증권·씨티증권 수요 예측 실패...이달 중 다시 블록딜 시도]
㈜한진이 대한항공 지분(7.95%) 매각에 실패하면서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는 매각주관사가 시장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는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전일 장 마감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 전량(579만2627주)를 매각하려 했으나 기관투자자의 수요부족으로 무산됐다. ㈜한진은 조만간 다시 블록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블록딜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필수코스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조양호 회장→한진칼(지주회사)→정석기업·대한항공·㈜한진(자회사) 형태로 자회사인 ㈜한진이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지분매각에 나선 것이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하지만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지주사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전환 유예기간이 7월 말까지인 만큼 이달 중 다시 블록딜을 시도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블록딜 무산의 원인을 삼성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매각주관사의 시장조사 실패에서 찾는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나와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일 종가(4만2000원)의 1.2~4.8% 할인률은 너무 낮게 설정됐다는 지적이다. 씨티증권은 지난 1월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블록딜도 실패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증시가 좋지 않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할인율이 5%가 안 되는 블록딜 참여가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또 7.95%의 지분이 시장에 풀리는 만큼 오버행 이슈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블록딜이 무산되면서 이날 대한항공 주식은 전일보다 5.48%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블록딜 재시도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두번째 블록딜은 첫 번째보다 기준가가 낮고, 할인폭은 넓어져 매각가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가 하락은 향후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한진의 대한항공 지분 매각 대금의 일부를 한진해운 자회사 지분 정리에 쓸 것으로 본다. 한진해운은 지주사인 한진칼의 손자회사인 만큼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전부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작업도 만만치않다. 해운사의 특성상 한진해운은 여러 항만에 하역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M&A), 청산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으나 아직 남은 자회사가 8곳이나 된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자회사를 ㈜한진과 합병하거나 ㈜한진의 자회사로 두는 방법으로 지주회사 요건을 총족시키려 한다. 한진은 지주사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손자회사의 지분을 40%(비상장 기준)만 보유해도 된다.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위치를 바꾸면서 지주사 지분규정을 피하는 것이다. 이에 ㈜한진은 한진해운 자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실탄을 확보해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딜 실패에 따른 주가하락의 피해를 개인투자자도 함께 지게 됐다"며 "이미 예견된 지분 매각을 늦추는 바람에 적절한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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