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9
벤처투자업계 안팎에서 '민간 모태펀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책 자금 중심의 벤처 투자 시장이 민간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벤처업계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정책 자금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이 직접 벤처기업 육성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실제 올 상반기 들어 결성된 6256억원의 벤처펀드 중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책기관이 출자한 금액 비중은 34.7%를 차지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이 출자한 성장사다리펀드의 출자 금액을 포함할 경우 그 비중은 39.7%까지 증가한다.
지난 해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2000년 벤처 붐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벤처업계에 투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펀드는 정책 자금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결성된 2조5382억원의 벤처펀드에서 모태펀드,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 등 정책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 상반기와 유사한 38%에 달한다. 사실상 매년 40% 안팎의 자금이 정책 자금으로 유지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자연스레 민간 자금의 비중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책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정책적 목적을 가진 벤처펀드의 수가 늘고, 펀드가 늘어난 만큼 자연스레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이번 정부 출자가 대폭 늘었지만, 이번 정부 지나서까지 창업을 장려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도래할 벤처 펀드 만기에 대비해 민간 기업들이 벤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업계 바깥에서도 사모투자펀드(PEF)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벤처투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증권학회는 '벤처투자시장에서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해외 현황 및 사례 연구'라는 세미나를 열어 민간 모태펀드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는 "저금리·저성장에 따라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고 국내 벤처투자산업의 질적 도약 및 자생력 강화를 위해 출자자 다변화를 통한 벤처투자시장의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며 PEF가 참여하는 민간 모태펀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산업 육성 차원 뿐 만 아니라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위험 분산과 고수익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서종군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은 "민간 영역의 모태펀드가 늘어 벤처투자 시장이 두터워져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며 "정책 자금이 아닌 민간 출자자들이 기꺼이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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