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횅

잠잠했던 저축은행, 새 주인찾기 돌입? 예보·금감원 등 상황점검 차 직원 파견.강원.대원.대아저축은행등 매물 거론…대주주 증자 의지가 관건

Bonjour Kwon 2015. 8. 31. 07:53

2015.08.30

 

지난 2011년 이후 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30곳이 넘는 저축은행의 최대주주가 바뀐 가운데, 최근 중소형 저축은행의 새 주인 찾기가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비(非)서울권이면서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강원저축은행, 대아·대원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등이 매각 대상으로 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대만계 유안타금융그룹이 서울 소재 한신저축은행을 인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3~4명의 직원을 강원저축은행에 파견,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들여다보고 있다.

 

강원저축은행은 춘천에 본점, 강릉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저축은행이다. 올해 3월말 현재 총자산은 331억원, 총수신과 총여신은 각각 305억원, 185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28%, BIS비율은 7.12%이다.

 

문제는 강원저축은행이 최근 금감원에 신고한 6월말 기준 BIS비율이 금융당국 감독규정상 최저 BIS비율인 6%를 밑돌았다는 점. 금융당국은 강원저축은행의 BIS비율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본 후 검사 결과에 따라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 등의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만약 일정기간 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된다. 대주주의 경영정상화 의지에 따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각각 포항과 경주에 영업점을 둔 대아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도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두 저축은행은 3월말 기준 총자산은 각각 298억원, 256억원, BIS비율은 -22.97, -60.7%이다. 금융당국 감독규정인 최저 BIS비율 6%를 훨씬 밑돈다. 다만 옛 신용관리기금에서 지원받은 경영정상화장기차입금에 대한 상환기간이 내년까지라서 경영정상화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예보는 대주주의 증자여부를 지켜보면서 두 저축은행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대아·대원저축은행에 검사역을 파견했다. 예보 관계자는 "대주주가 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가 없다면, 예보 관계자는 "예보 입장에서는 부보금융회사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기 전에 새 주인 찾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방 소재 저축은행이지만 두 곳 모두 어느정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공평저축은행의 매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공평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중 두 번째 단계인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작년 9월말 기준 BIS비율이 6%를 넘기지 못한 점에 대해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말 기준 BIS비율도 3.34%에 머물러 여전히 금융당국의 요구수준을 하회한다. 대주주인 애스크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이오엔(AON)홀딩스 계열사인 한신저축은행은 최근 유안타금융그룹에 팔렸다. 유안타그룹은 지난 21일 한신저축은행 지분 100%를 1351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한신저축은행은 총자산 3406억원을 보유한 저축은행으로 강남 본점을 비롯해 서울 목동과 성북에 지점을 두고 있다. 대출채권 감소 등에 따라 2014년 회계연도(2014년 7월~2015년 6월) 당기순이익이 1억 6500만원에 그쳤다. 1년 전(24억 4000만원)에 견줘 93%나 줄었다. 한신저축은행은 작년 6월말 61명이었던 직원수를 36명으로 대폭 줄이는 등 꾸준히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밖에 업계 2위 업체인 HK저축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가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편,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는 가운데 금융권안팎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일본계 및 중국계 등 외국자본, 대부업계열 금융회사를 비롯해 핀테크 업체까지도 저축은행 인수 추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임원은 "자금력과 평판 및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 대주주가 새로 들어와 업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