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횅

'저축銀 대형화 논란 재부상'…자산기준 1위 SBI, 2위 HK 본입찰 참여…인수시 자산비중 15% 넘어

Bonjour Kwon 2015. 6. 14. 13:37

2015.06.14

 

"대형화되면 서민금융 목적 벗어나 위험 대출 늘어날 가능성 높아”

 

자산 기준 1위 저축은행인 일본계 SBI저축은행이 2위인 HK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에 뛰어들면서 저축은행 대형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HK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전체 저축은행에서 차지하는 자산비중이 15%를 넘는다. 2010년 저축은행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대형화·계열화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HK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에 SBI저축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까지 실시되는 본입찰에는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한국토지신탁,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러워 등 5곳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주간사는 골드만삭스다.

 

매각 대상은 PEF인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중인 HK저축은행 지분 98.6%다. MBK파트너스는 2006년 HK저축은행의 전신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1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에도 약 2500억원을 투입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SBI저축은행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대형화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14년말 기준 SBI저축은행(3조8172억원)과 HK저축은행(1조9972억원)의 자산 규모를 합치면 5조8144억원이다. 이는 2014년말 기준 70여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인 37조8715억원중 15.3%다.

 

국내 저축은행 역사를 연구한 박용한 신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이 대형화되면 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같은 위험 대출에 집중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을 불린 부산, 솔로몬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추락하자 대규모 부실을 내며 연쇄적으로 쓰러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는 몸집이 크게 불어난 대형 저축은행을 금융감독당국이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데 있다”며 “저축은행의 대형화와 계열화로 되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과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HK저축은행은 2008년부터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량 저축은행으로 꼽히고 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지난해말 14.24%로 업계 평균인 18%를 크게 밑돌고 있다. 2014년말 국제은행(BIS) 기준 자본결제비율은 13%다.

 

SBI저축은행은 영업망이 없는 부산·경남 지역 진출을 위해 HK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금융지주사인 SBI홀딩스가 2013년 4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설립됐다. 최근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부실채권(NPL)을 채권추심업체에 헐값 매각해 불법추심을 부추겼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