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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predictable country!” !유암코 매각 중단 방침에 글로벌 인수 후보 “한국은 예측불가능한 국가”.우리은행.대우증권도 매각 진정성 의심

Bonjour Kwon 2015. 9. 23. 07:34

[마켓인사이트]양치기 소년이 돼가는 금융위원회

2015.09.22

 

은행권에 유암코 매각 주장했던 금융위, 2년여만에 매각 철회 방침으로 돌아서

우리은행 매각 방침도 ‘헐값 매각 우려’로 삐그덕, 대우증권 매각도 ‘진정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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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predictable country!” (예측불가능한 국가다)

 

국내 최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유암코 매각 작업이 전격 중단되자 유암코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스타우드캐피탈 계열 발벡코리아 등 외국계 인수 후보들이 내뱉은 탄식이다.

 

이런 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정부(금융위원회)를 비판하는 이유는 유암코 매각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주체가 바로 금융위였기 때문이다. 실제 유암코의 대주주인 하나·신한·국민·우리·기업·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들은 한해 1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의 매각 보다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부 지분 매각을 선호했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자회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게 진성 매각으로 보기 어려운데다 NPL의 공정한 시장 가격이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경영권 매각을 주장했다. 이런 의견을 은행권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였다는 게 매각 자문사들의 전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유암코 매각 결정이 한국 은행권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는 국제신용평가(무디스)의 평가 내용을 치적으로 내세웠을 정도다.

 

이런 정부 입장이 불과 2년여 만에 180도 뒤집어졌다.

 

시장의 전문가들은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정책 효과도 부풀려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자본금 1조원 남짓한 신생 구조조정 전문회사나 유암코가 반세기가량 구조조정 노하우를 축적해온 산업은행의 역할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당장 “부실화 징후 기업의 채권 가격을 흥정하는 단계에서 여러 문제가 노출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NPL과 달리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처럼 민영화를 전제로 신설 조직(정책금융공사)까지 세웠지만 정권이 바뀌자 민영화 방침을 백지화한 사례도 있다. 우리은행 매각의 경우 두달 전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정부 지분을 4~10%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 방식 매각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매각 절차는 좀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 조차 “9000원 안팎의 주가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원금(주당 1만3500원) 수준으로 오르기 전엔 매각 절차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16년동안 자회사로 소유했던 핵심 논리가 바로 이런 헐값매각 시비였다. 당장 금융권에서 “‘대우증권을 내년 1분기까지 매각하겠다’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발언도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무원들은 “시장 주도 구조조정을 위한 첫걸음은 금융당국의 기업 구조조정 전담 조직을 없애는 것”이라는 지적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