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등 부동산시장 동향,전망

고급주거지의 세계적 트렌드는 "도심 주거지"

Bonjour Kwon 2015. 10. 19. 08:56

고급주거지의 세계적 트렌드는 "도심 주거지"

<2015.10.19, 부동산114>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9월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62을 기록, 2005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8월 기록인 61을 넘어선 것은 물론 15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넘어서는 호조세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한 축은 역시 뉴욕 맨해튼(Manhattan) 같은 도심 속 고급 주거지들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상업·금융·무역의 실질적 중심지로 꼽히는 맨해튼 아파트 평균 가격이 170만 달러(19억8,339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원래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맨해튼이지만 20억 원에 가까운 평균거래가격은 역사적으로도 높은 가격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도심 속 고급 아파트의 가격회복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분명 있다.

도심 주거지 선호현상은 맨해튼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0년 이 후 줄곧 하향 조정되며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해부터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가격상승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정점은 서울의 부촌 강남권이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강남·서초구 아파트는 각각 11.7%, 10.9% 상승흐름을 보이며 서울 평균변동률(7.1%)을 크게 웃돌았고, 같은 기간 강남·서초구의 재건축 매매가는 16%, 17.3% 상승했다.
 


도시 중심부 주택시장이 가격상승을 이끌고 수요자들이 고급 주거지로 도심을 선택하는 현상 이면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대부분의 선진 도시는 고도성장 단계에서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진입하고 있다. 산업 및 인구구조에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또는 추격형 경제"에서 IT, 문화, 금융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경제"로의 이행이 본격화되며, 도시 외곽의 대규모 택지보다는 사람, 자본, 정보가 집결되고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도심이 다시 경제활동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인구성장 정체, 빠른 속도의 고령화로 도시의 외연적 확산보다 도심공동화, 산업의 역외이전을 막을 수 있는 "도심위주의 경제기반"을 원하는 시대가 됐다.

도시의 품격과 경쟁력을 높이 것이 글로벌 트렌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고급주거지 선택, 부촌의 개념도 도시 중심부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원도심 재건축같이 도심재생을 통해 교육, 구매, 교통, 문화, 교류, 휴양 등 도시환경 속 수요자가 만족할만한 물적 환경이 집결되는 곳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웃나라 일본도 도쿄 "롯폰기 힐즈(Roppongi Hills)"를 통해 이미 사람들의 도심 선호 현상을 정확히 짚어낸바 있다. 롯폰기 힐즈는 당초 30년씩 된 낡은 건물들이 즐비했던 곳이지만 1986년 재개발유도지구로 지정 계획 수립 후 2003년 완공까지 약 16여년의 시간을 거쳐 주거, 문화, 상업, 업무를 한자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도심지로 재탄생했다. 실제로 이곳에는 골드만삭스, J-WAVE, 야후재팬, 라쿠텐, 아사히 TV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 모리미술관, 롯폰기 힐즈 아레나, 도호 영화사 등의 문화공간도 풍부하다. 이밖에도 루이비통, 쓰타야 등의 다양한 쇼핑공간과 부티크 레스토랑이 있다. 롯폰기 힐즈의 주거시설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도심생활 인프라에 있는 것이다.

도시 환경의 질을 높여 경제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원도심 내 경제의 거점역할을 담당할 지역의 종합적인 재생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삼성동 무역센터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강남역 일대"가 그런 바람을 담을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은 전시·컨벤션 시설이 집중된 코엑스 외에도, 기업·금융·정보통신이 밀집한 테헤란로와 강남역, 그리고 역사문화지역인 선릉, 봉은사 등을 품은 곳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서울시가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약 72만㎡)를 국제업무·마이스·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4대 핵심 기능이 강화된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라 관광특구 지정과 함께 향후 경제적 개발효과는 배가 될 지역이기도 하다.

코엑스 공항터미널에서 매일 공항버스가 운영되고 2호선 삼성역, 9호선 봉은사역 등의 지하철역이 있으며 광역버스, 간선버스 운영 등 대중교통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역사문화, 한류, 패션, 스포츠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주변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마이스 산업 발전에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의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을 통한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및 통합사옥 개발 호재 외에도, 최근 서울시의 서울의료원 부지 공개경쟁입찰도 있었다. 코엑스~한국전력~서울의료원~잠실종합운동장 일대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청사진에 한발 다가간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2호선 강남역 일대는 2011년 신분당선 개통이후 일평균 20만 여명 수준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강남의 핵심부다. 서울 메인 오피스 밀집 지역이자 핵심 상권으로 서초 삼성타운 주변은 우성·신동아·무지개아파트가 일제히 재건축되며 정비사업을 통한 부촌의 재탄생을 꿈꾸고 있다. 특히 삼성타운의 두 배 규모로 대지면적 4만3,000여㎡에 달하는 서초동 롯데칠성부지는 업무·숙박·상업시설이 공존하는 복합단지 조성계획을 갖고 있어 장기적으로 일본의 롯폰기 힐즈같은 도심재생의 재현이 기대된다.

강남역과 삼성역 등 테헤란로 일대 개발이 가속화될수록 후광효과를 볼 도심 속 고급 주거지 분양예정 아파트는 개발 시너지가 풍부해질 것이다. 요사이 테헤란로 반경 3km이내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가 3곳이나 돼 이들 지역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8월 SK건설은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 SK뷰"를 분양했다. 지하2층~지상20층, 4개동, 전용면적 59m~125m², 239가구 규모로 84m² 39가구를 일반공급했는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만 50.63 대 1로 청약열풍이 상당히 뜨거웠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인근으로 대치초·휘문중고 등 우수 학군과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반영된 것이다.

분양을 코앞에 둔 사업지도 있다. 삼성물산이 10월 서초 우성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2층~지상32층, 5개동, 전용면적 59~134㎡, 593가구 규모로 이 중 조합원 분을 제외한 148가구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도보 역세권이며,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롯데칠성 개발부지가 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비즈니스의 중심축인 테헤란로의 다양한 기업들도 출퇴근이 가능한 도심 업무지구 내 고급주거지다.

한편, 대우건설은 10월 반포동 삼호가든4차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을 분양한다. 지하철 9호선 사평역 인근으로 전용면적 59∼133㎡ 751가구이며, 201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도시의 경쟁력 강화, 그 중심엔 일자리를 창출하고 끊임없이 유입인구를 견인할 핵심시설이 필요하다. 편리한 생활, 풍요로운 문화시설, 빠른 출퇴근, 다양한 소비 공간의 장점이 집약된 강남 테헤란로 같은 원도심은 지역경제를 이끄는 지속적인 구심점 역할이 기대된다.

앞으로 개발호재의 성장잠재력을 미리 살피고 도심주거지, 그 안에서 살고 있다는 희소가치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사람들을 도심 주거지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주택시장지수(Housing Market Index)는 현재 및 미래 주택 판매의 상대적 수준을 측정한다. 약 9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산출한다. 이 수치가 50을 넘을 경우 주택 판매 전망이 낙관적임을, 50 미만일 경우 비관적임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