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장 보험사 12곳 자산운용 수익률

Bonjour Kwon 2015. 11. 21. 07:07

 

2015-11-20

 

국내 증시가 혼조를 보이면서 자산 900조원을 굴리는 보험사들 운용 실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모주와 가치주 투자를 늘린 메리츠화재가 올 3분기까지 연 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 계열사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연 3% 중반에 그친 저조한 수익률에 머물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8곳 3분기 누적 운용자산수익률은 보험사별로 최대 1.5%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운용자산 수익률은 3%대 후반~4%대 후반으로 보험사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운용 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염려가 확산되며 국내외 증시가 혼조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대출 유가증권 예금 부동산 등 보험사 운용자산 가운데 유가증권, 특히 주식에서 수익률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저금리로 인해 채권과 대출, 예금 수익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주식에서 성과를 낸 보험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공모주와 가치주 투자를 확대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주식 수익률만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26.53%를 기록했다. 하이일드펀드와 메리츠코리아펀드 같은 주식형·혼합형 펀드에 투자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971억원 투자 수익을 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면서 금액 10%를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펀드였는데 청약받은 공모주에서 이익이 많이 났다"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메리츠코리아펀드에도 자금을 맡겨 배당금 282억원을 받았다.

 

반면 삼성 계열사 주식에 대거 투자했던 삼성생명·삼성화재 운용자산수익률은 3% 중반에 머물렀다. 삼성생명 주식 운용 수익률은 전년 말 4.09%에서 올해 3분기 2.46%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물산을 포함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익 5000억원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그 같은 주식 매각 이익이 없었다. 지난해 같은 매각익이 없었을 뿐 아니라 올 하반기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평가손이 반영돼 운용수익률이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기준 133만원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113만원으로 15% 이상 내려갔다. 보험사는 주식평가익은 반영하지 않고 평가손만 반영하도록 돼 있어 주가 하락 시 운용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주식은 삼성전자 7.2%를 포함해 대부분 계열사 지분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 외에 매각 이슈가 없었던 올해가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주식 처분 손실분 990억원이 반영되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 감소했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계열사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 같은 일회성 요인이 투자수익률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삼성전자가 배당률을 높이기로 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진상 연구원은 "내년부터 금리 하락 압력이 줄어들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