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PEF 회수자금 12조 `M&A 핵` 으로 2012.03.21 매경

Bonjour Kwon 2012. 3. 22. 08:55

CJ미디어등 "올 증시 상황 좋다" 서둘러
리딩투자證·AJ렌터카는 연내 상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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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저축은행이 인수ㆍ합병(M&A)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리딩밸류1호 사모투자펀드(PEF)의 만기가 8월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W저축은행을 그 전까지 팔아야 한다.

우리금융그룹의 사모투자사인 우리PE 역시 금호종금을 매각할 방침이다. 2007년 6월 633억원(주당 약 892원)에 금호종금 지분 41.44%를 인수했다. 인수 후 5년이 지나서 투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PEF인 마르스1호 펀드는 보유 중인 샘표식품 지분 146만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마르스1호는 2006년 샘표식품 지분 24.1%를 인수하며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고, 2007년에는 지분을 29.97%까지 확대했다. 샘표식품 측이 주당 2만5000원에 공개매수를 제안했기 때문에 주당 7000원가량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마르스1호 펀드가 엑시트(투자금 회수)한다면 수익률은 50%에 달한다. 마르스1호는 23일 샘표 측에 지분을 넘길 예정이다.

올해부터 사모펀드들의 자금 회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사모펀드가 보유 중인 회사가 올해 M&A와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설정된 지 5년이 경과한 사모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이후 5년 이내에 자금 회수에 나선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국내에 설정된 PEF는 189개로 출자 금액만 32조2500억원에 이른다. 2005년 3월부터 2008년 11월 사이에 설정된 출자액이 12조8288억원이다. 이 중 상당수가 올해나 내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정책ㆍ제도실장은 "2009년까지 PEF의 자금 회수 기간을 보면 평균 2.7년 정도였으나 이는 전체 투자금액의 20% 정도를 회수한 것까지 포함한 수치"라며 "하지만 5년 정도 안에 회수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상황이 생각보다 좋다는 점도 PEF들이 자금 회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을 높게 한다. 박 실장은 "사모펀드의 자금 회수는 결국 주식시장이 얼마나 좋으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하나의 지표가 된다"며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어느 전략적 투자자가 살 수 있을 것인가도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PEF의 자금 회수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M&A를 통해 보유 지분을 파는 것이고 하나는 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리딩밸류PEF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 중 W저축은행은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고, 리딩투자증권은 상장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것이 그 사례다. IPO 방식으로 PEF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 곳으로는 LG실트론 미래에셋생명 CJ헬로비전 KT렌탈 AJ렌터카 등이 꼽힌다.

KTB와 보고펀드가 지분을 보유한 LG실트론은 지난해 상장하기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까지 만들었다. 이들이 LG실트론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주당 가격은 2만2000원으로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은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IT업종이 좋기 때문에 지난해 미뤘던 상장을 올해에는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KT렌탈도 MBK 쪽에서 자금 회수를 희망하기 때문에 상장을 추진 중이고 하나 제1호 PEF가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AJ렌터카 역시 올해 안에 상장을 노리고 있다. 만기가 6년인 신한PE의 신한-국민연금 1호는 2006~2007년 투자했던 CJ미디어, CJ GLS, 씨디네트웍스 지분을 매각해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PEF 업계의 큰손`인 MBK파트너스나 보고펀드가 들고 있는 매물이 일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MBK파트너스는 케이블TV 업체인 씨앤엠과 H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이 PEF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본부장은 "PEF가 자금을 회수하면 그 자금을 다른 M&A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올해 M&A시장은 PEF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기철ㆍ

[김기철 기자/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