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뱅가드.$3.1조운용자산(0.13%패시브펀드 보수율)패시브펀드 세력 확장으로 월가 직간접 수수료 연간 200억 달러 줄어.3년만에1조에서 3조대로

Bonjour Kwon 2015. 12. 7. 07:42

뱅가드의 성공은 월가의 패배?

 

뱅가드의 운용자산이 1조 달러에 이르는 데는 32년이 걸렸다. 그러나 2조 달러 까지는 8년, 3조 달러에 도달하는 데는 단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5-12-07 07: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당국이 월가 은행들과 씨름하는 동안 규제를 빗겨나 있던 뱅가드는 조용히 입지를 확대해갔다. 뱅가드의 운용자산이 불어나는 만큼 월가의 수익은 쪼그라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저비용 패시브 펀드로는 3650억 달러가 유입됐다. 연간 유입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한편 미국자산운용협회(ICI)는 월가의 최고 고객들인 액티브 뮤추얼펀드에서는 1470억 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다. 패시브와 액티브 펀드에서 올해에만 5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 이동이 나타난 셈이다.

 

패시브 펀드가 끌어들인 투자금 중 뱅가드로 유입된 자금만 1850억 달러에 달한다. 전체 패시브 펀드 유입 자금의 55%이고 단일 자산운용사가 연간 끌어들인 투자금으로서는 사상 최대다. 뱅가드를 비롯한 패시브 펀드의 부상은 월가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뱅가드가 거느린 인덱스펀드 군단이 금융업계의 매출을 연간 200억 달러 줄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뱅가드의 운용자산은 3조 1000억 달러다. 뱅가드의 자산가중 평균 수수료율이 0.13%이고 액티브 뮤추얼펀드업계의 자산가중 평균 수수료율이 0.66%임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 수수료에서만 금융업계 수익이 160억 달러 감소한다는 얘기다.

 

트레이딩과 자산운용에서 연 2000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하는 금융서비스업계 전체 수익과 비교한다면 160억 달러가 절대적으로 큰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액티브 매니저들이 끊임없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나오는 숨은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월가의 손해액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액티브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은 월가의 최대 고객이다. 액티브 펀드는 잦은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스톡 피킹을 통해 월가에 거래 수수료와 리서치 비용을 지급한다. 액티브 매니저들의 평균 주식 회전수는 뱅가드 인덱스펀드보다 10배가 더 많다. 연간 회전율은 3~4% 정도다. 주식 회전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월가의 트레이딩 매출은 30억 달러 이상 증가한다.

 

블룸버그는 월가의 손해액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가드의 운용자산이 1조 달러에 이르는 데는 32년이 걸렸다. 그러나 2조 달러 까지는 8년, 3조 달러에 도달하는 데는 단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운용자산 증가 속도가 유지된다면 2020년에는 매년 금융업계 매출의 400억 달러가 쪼그라든다. 현재 매출 기준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뱅가드 운용자산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수익 감소 외에도 자산운용업계에 수수료 경쟁을 촉발하는 소위 '뱅가드 효과'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월마트가 신규 점포를 여는 것과 같이 뱅가드의 진입은 가격 경쟁을 부추긴다. 뱅가드가 인덱스 상품을 내놓은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에서 ETF업계 최저 수수료율은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덱스펀드와 ETF 등 패시브 상품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전체 투자 자산 16조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약 30% 정도다. 여전히 70%는 액티브 펀드의 몫이다. 앞으로 힘의 균형이 어디로 기울지는 미지수다. 만일 계속해서 패시브 상품이 세력을 키워간다면 역설적으로 시장의 비효율성이 커지고 액티브펀드에는 더 많은 알파 창출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액티브 매니저들이 이 같은 비효율성을 제대로 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