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치솟은 가격에 오피스거래 중단사태, 시장 3.5조추락. 도심권역 오피스거래 높은가격에무산.공실률높은데 내년신규공급물량만 56만㎡올 2배

Bonjour Kwon 2015. 12. 31. 08:25

2015.12.31

[2015 건설부동산 결산 ⑥·끝]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서울 오피스 매입경쟁을 벌이면서 가격 너무 올려놨다. 공실률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격마저 높자 4분기에 집중됐던 오피스 거래가 줄줄이 내년으로 넘어갔다. 가격 조정이 없다면 내년 매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서울 프라임오피스 거래시장 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에 몰렸던 오피스 거래가 매각자와 매수자간 가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줄줄이 내년으로 연기돼서다.

 

거래 부진이 계속될 가능성도 높다. 내년 신규 공급되는 서울 프라임급 오피스가 56만㎡에 달해 공실률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격 조정이 없다면 거래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매입경쟁에 오피스 거래가격 치솟자 4분기 거래 대거 연기

3분기까지 서울 오피스 거래시장은 물건이 부족해 자산운용사간 매입경쟁이 벌어지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 도심권역(CBD), 강남권역(KBD), 여의도권역(YBD) 모두 거래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

 

도심권역(CBD)의 경우 페럼타워가 4200억원에 거래돼 종전 3.3㎡당 최고가 오피스였던 스테이트타워 남산(2493만원/3.3㎡당)과 같아졌다.

 

여의도권역(YBD)에서는 지난달 하나대투증권빌딩(거래가격 4000억원)이 역대 최고가인 3.3㎡당 1897만원에 거래를 마쳐 최고가 기록을 바꿨다.

 

강남권역(GBD)에서는 캐피탈타워가 5100억원에 코레이트투자운용과 거래를 진행하고 있어 3.3㎡당 거래단가 268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 경신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강남권역 3.3㎡당 거래단가 최고가는 역시 캐피탈타워가 주인공이었는데 2008년 거래 당시 3.3㎡당 2272만원에 팔렸다.

 

젠스타 리서치팀 송기욱 선임연구원은 "서울 프라임급 오피스 가격이 치솟았던 것은 지난해보다 물건이 줄어든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보니 매입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라며 "프라임급 오피스 입찰에는 10개가 넘는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3분기까지 물건이 나오는 족족 팔리던 서울 오피스 거래시장은 4분기부터 꼬이기 시작됐다.

 

4분기 거래가 예정됐던 물건은 Δ도심권역 5개(종로타워, 삼성생명 수송타워, 종로플레이스, STX남산타워, 시티은행 다동사옥) Δ강남권역 1개(나라빌딩) Δ여의도권역 2개(하나대투증권빌딩, 삼성생명 동여의도빌딩) Δ기타권역 1개(삼성생명 동교동빌딩) 등 9건이었다.

 

이 가운데 나라빌딩, 종로타워, 대우조선해양빌딩, 시티은행빌딩 등 도심권역 오피스 대부분이 거래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거래를 끝내지 못한 이유는 거래가격 급등과 함께 공실률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도심권역 공실률은 9.91%로 전년 동기대비 2.43%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유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의 국부펀드가 투자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데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 상승에 따른 실망감에 외국계투자자들도 이탈하면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오피스 거래시장은 공실률이 관건"이라며 "공실률은 상승하는데 거래가격이 높다보니 매각주체와 매입주체간 원하는 가격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공실률이 떨어지고 거래가격 조정이 있어야 그나마 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4분기 오피스 거래가 대거 연기되면서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올해 오피스 거래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4분기에 예정됐던 거래가 성사됐다면 지난해 5조원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거래가 연기되며 시장규모는 급속히 쪼그라들게 됐다.

 

 

 

교보리얼코 제공 © News1

 

◇내년 신규 오피스공급 56만㎡, 공실률 또 오를라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내년 공급예정인 서울 오피스 물량은 56만9000㎡에 달한다. 이는 2015년 35만㎡ 대비 62% 증가한 수치며 2010~2015년 연간 평균 공급량 51만3000㎡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오피스로는 내년 하반기 잠실 제2롯데월드 오피스가 공급되고, 삼성동 파르나스타워는 호텔로 예정했던 면적을 오피스로 변경했다. 또 명동구역 3·4지구와 문정동 법조단지내 사옥 완공으로 대형 오피스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여의도권에 위치한 미시행 개발사업지가 MBC 사옥 재개발, 사학연금회관 재건축 등 총 6개 사업지 연면적 43만㎡에 달하고 용산구 국제빌딩주변 4구역과 동자동 2구역 등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시행되면 오피스 면적 21만2000㎡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이들 사업의 성사 여부가 임대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실률이 오를 경우 매각기업이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하더라도 남는 사무공간을 채우지 못할 것을 우려해 투자결정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미 도심권역내 빈사무공간이 남아있는 프라임오피스도 많아 임차인 모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