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2015 '다사다난' 유통,쿠팡맨' 성공에 전 유통가 '로켓배송' 전쟁.…해외직구 시장 급성장.2016년.M&A와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 마련

Bonjour Kwon 2016. 1. 3. 09:59

2016.1.3

2015년 을미년은 유독 유통업계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였다. 내수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다. '유통 공룡'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었다. 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구가하는 면세점을 놓고 대기업들의 격전이 벌어졌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한층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뛰어난 브랜드가 살아남는 시대가 본격화됐다. 주요 이슈에 모아 한 해를 정리했다.

 

ㅇ 메르스 사태…내수 위축 '직격탄'

 

메르스 사태는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빠른 전염력에 대한 공포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이 대형마트 등 인구가 몰리는 곳을 피하기 시작했다. 이에 내수 경기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메르스가 한ㄷ창 유행하던 지난 6월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보다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재화별로 의복, 가방 등 준내구재가 5월보다 11.6% 감소하며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2.1%), 화장품 등 비내구재(-0.9%)도 줄었다. 내수에 일조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동안 끊기며 전 유통가가 타격을 입었다.

 

ㅇ'유통 공룡' 롯데, 형재간 경영권 분쟁

 

재계 5위의 '유통 공룡' 롯데그룹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벌인 '장남의 난(亂)'은 실패로 돌아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승리하고 한·일 롯데의 '원톱' 자리를 굳혔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등을 추진하며 순환출자 해소에 나섰고, 기업문화 개혁, 삼성 석유화학부문 계열사 인수·합병(M&A) 등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후폭풍은 지속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하며 소송전이 이어졌고 반(反) 롯데 정서가 조성되면서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영업권)을 잃기도 했다.

 

ㅇ '가짜 백수오' 사태와 내츄럴엔도텍

 

한국소비자원은 올 4월 시중에 유통된 32개 백수오 제품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제품이 21개(65.6%)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한국소비자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동안 2500억원 어치의 백수오 제품을 판매한 6대 홈쇼핑 업체들에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 상장사인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두 달 뒤인 6월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ㅇ국내 2위 홈플러스, MBK파트너스에 매각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거래 규모만 7조6800억원에 달한다. MBK 컨소시엄은 글로벌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KKR 컨소시엄과 칼라일그룹을 밀어내고 홈플러스를 안았다.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넘어간 지 16년 만에 국내 PEF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 멀티채널 유통기업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부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상현 전 P&G 아세안 총괄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ㅇ '황금알' 서울 면세점 놓고 대기업 1·2차 대전

 

대기업들이 올 한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영업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가 되기 위한 7월 '1차 대전'에서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승리했다.

 

올해 연말로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면세점 네 곳의 특허권 쟁탈전인 '2차 대전'에서는 신세계와 두산이 새로 특허를 받았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면세점의 영업을 23년 만에 닫으면서 면세 사업을 접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본점인 소공점은 지켰으나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를 내줘야 했다. 이에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면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고성장세를 구가하는 면세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ㅇ '쿠팡맨' 성공에 전 유통가 '로켓배송' 전쟁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시작된 배송전쟁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쿠팡이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직접 배송 시스템 '로켓 배송'은 기존 유통기업 배송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전국 물류망 구축을 바탕으로 쿠팡 직원인 '쿠팡맨'이 직접 배달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생활필수품 배송에서도 강점을 보여 대형마트를 자극했다. 무겁고 부피가 큰 생활필수품도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기존 고객 이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사들 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에 나섰다. 이와 함께 옴니채널 시스템 등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ㅇ '세계에서 산다'…해외직구 시장 급성장

 

온라인 활성화로 전 세계 시장이 열리면서 해외직구(직접구매) 시장 규모가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외직구 거래금액은 2010년 2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억5000만달러로 성장했다. 연평균 54.1% 증가한 셈이다.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해외직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0.1%에서 지난해 0.5%로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까지 해외직구 규모가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직구족을 겨냥해 해외 업체들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접 배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과 온라인쇼핑몰 '길트' 등은 한국어 서비스를 선보인다.

 

ㅇ'패션도 가성비' 유니클로 매출 1조 돌파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한국 패션시장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한국법인 에프알엘 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4년 9월~2015년 8월) 기간 전년보다 24.7% 증가한 1조116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45.2% 급증한 1564억원으로 집계됐다.

 

불황 여파로 국내 패션업체들은 타격을 입었지만 유니클로는 꾸준히 고성장하며 첫 매출 1조 브랜드 자리를 꿰찼다. 이는 과거 고성장 시대에 브랜드가 제공하던 허영과 환상보다는 '저렴하지만 멋스러운 패션'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3대 SPA 브랜드의 최근 회계연도 매출은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에잇세컨즈', '스파오' 등 국내 패션기업도 SPA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패션시장에서 SPA 브랜드의 힘은 점점 세지고 있다.

 

 

ㅇ K뷰티 성공 빛났다…연매출 1조 브랜드 '설화수' 탄생

 

올해 들어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화장품인 K뷰티의 성공은 더욱 빛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눈 화장품, 립스틱 등 K뷰티 제품군은 수출이 평균 53% 급증했다. 한류 유행과 함께 중화권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한국 화장품 중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첫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올해 11월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2% 증가한 4조20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4% 급증한 7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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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유통업계 불황 극복, 문제없다…M&A와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 마련

안은혜 기자 | 2016.0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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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데일리 안은혜 기자]​유통업계는 지난해  지속되는 불경기와 메르스 여파로 인한 내수 경기와 소비심리 저하로 인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유통업계는 지난해 부진을 씻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유통환경의 변화와 메르스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내수 부진은 물론이고,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발길이 끊어져 전년 대비 약 8%의 요우커가 감소하면서 유통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매출은 전년도 동월 대비 11.9% 가량 줄었다.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 매출 역시 전년도 동월 대비 10.2% 줄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 지수는 전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한 96으로 떨어졌다. 당시 백화점 지수는 90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14포인트나 하락했고, 대형마트 지수도 96으로 전 분기보다 2포인트 떨어지며 내림세를 보였다.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며 경기 역시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유통업계는 힘겨운 여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하반기 정부는 소비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Korea Black Friday)’를 실시해 매출 하락폭을 잠시 완화시키기도 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편의점 등의 총 92개 업체에서 약 3만4000여개 점포와 200곳의 전통시장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실시했다.

 

매출로 따지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2015년 10월 1일~11일) 백화점 업계는 전년 동기대비 24.7%, 대형마트는 4.3% 증가해 내수 진작의 효과를 본 셈이다. 이후 12월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 ‘박싱데이(Boxing Day)’에 대항마로 ‘K-세일데이(K-Sale Day)’를 실시하기도 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여기에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급격한 신장이다. 소셜커머스와 인터넷 쇼핑몰 등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기기의 확산을 등에 업고 대폭 신장했다. 2008년 600억원이었던 모바일 쇼핑 시장규모는 지난해 13조원으로 성장했고, 2015년 1~3분기 누적 모바일쇼핑 시장 거래액은 약 1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의 소셜커머스 시장의 활약이 돋보였던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는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홈쇼핑, 대형마트 등 다양한 업계가 모바일 사업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대형 유통사들은 오프라인의 한계를 넘어 온라인과의 결합을 위한 ‘옴니채널’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유통가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어 온라인 사업 확장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신세계와 롯데, 현대 등 유통 빅3사는 각각 SSG페이, L페이, H월렛 등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구축해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 진출에 나섰다.

 

백화점은 특히 복합 쇼핑몰과 아울렛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택, 국내외 신규 출점을 계획하는 등 매출 신장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는 PB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등 상품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으며, 몰형 마트와 포맷 다변화 및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 확충 등을 통한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유통업계는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돌파구로 M&A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세우기에 한창이다. 롯데그룹은 2015년 10월 삼성SDI(케미칼 사업부문)와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했다. 신세계도 만두생산업체인 세린식품과 스무디킹코리아를 인수했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 주식 53.9%를 SK텔레콤에 1조원에 매각했다. 올해 역시 유통업계 M&A가 예정돼 있다. 2013년 1월 사명에서 ‘웅진’을 뗸 코웨이는 3년 만에 M&A 시장에 나왔다. 몸값 3조원대의 코웨이 인수후보로는 GS리테일, SK네트웍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매출 1조원대의 킴스클럽을 재무적으로 분할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모 대형유통 업체가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유통업계는 지속되는 불황의 타개책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수 소비시장 매출 총액은 지난 10년 간 연평균 16.1% 성장했으며, 한·중 FTA 발효로 업계는 더욱 활발한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K-뷰티’ 산업이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뷰티 업계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을 리드하면서 OEM, ODM 업체 역시 동반 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2015년 11월 한국 화장품 수출금액과 대중국 수출금액 역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금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0.2%가 증가한 약 2944억원, 대중국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2% 증가한 약 1333억원을 올린 것으로 업계가 추산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 생산, 유통 등 산업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류열풍의 확산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화장품 OEM ODM 업체의 해외 시장도 동반 확대되면서 내년 전망도 밝다.

 

식품 업계도 글로벌 시장 활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할랄(Halal) 시장 공략을 위해 인증을 받는 식품 기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할랄 인증은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들이 먹고 사용토록 허용된 식품과 의약품·화장품 등에 붙여지는 것으로 인증을 받은 식품은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임을 의미한다. 할랄식품 시장은 2012년 기준 1조880억달러 규모로, 오는 2018년에는 1조 62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의 만두, 김치, 스낵김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 아랍에미리트 식품 시장에서 우리나라 식품을 알릴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알로에주스의 할랄 인증을 받고 올해부터 말레이시아에 진출한다. 매일유업 역시 할랄인증 기관인 MUI로부터 조제분유와 멸균유·주스블랜드 3종 6개 제품에 대해 인증을 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안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