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0
―후임 기금운용본부장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보나.
▷글로벌·대체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조직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겠다. 다만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과 맞물려 전문인력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기금본부가 핵심적으로 키워야 하는 해외 대체, 부동산·인프라스트럭처, 사모펀드(PE) 부문의 국내 인력풀은 충분하지 않다. 결국 국민연금이 중심이 돼서 투자 경험이 있는 선임 전문가가 후임을 도제 방식으로 키워가야 한다. 글로벌 투자기업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다른 연기금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운용본부 지방 이전이 예정돼 있어 우수한 인력들이 스카우트돼 계속 외부로 빠져 나가고 있어 염려된다. 이미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해외 대체투자 부문 운용역 이탈이 일부 있었다. 당장 성과급을 대폭 올려주는 방식은 어려워 보이지만 전주 거주,교육 인프라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 또 중장기적으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블랙스톤처럼 유명 매니저 명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역에서 은퇴한 캐피털 시장의 우수한 인력을 어드바이저 그룹으로 흡수해 경영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국부펀드 중에는 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본부를 아예 해외에 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은 부적절했다는 논란도 있는데.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에서는 삼성물산 합병건에 국민연금이 반대했다면 대기업 지배구조가 더 빠르게 투명해지고 주주친화적 정책으로 갔을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으로서는 찬성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삼성은 주주환원 정책 시행을 발표했고 안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다 못했지만 올해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다른 대기업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돼 건강한 기업 문화가 훨씬 빠르게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년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는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을 텐데 대안은.
▷매일경제가 '주가 3000 시대를 열자'고 캠페인도 했듯이 자산의 20%를 투자하는 국내 주식시장이 커져야 한다. 기금은 7년 뒤 1000조원이 되면 그 가운데 200조원을 국내 증시에 투입해야 한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지분 10% 이상 보유 종목이 현재 70개에서 140개가 되고, 5% 이상 보유 종목은 280개에서 560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코스피가 현재 2000에서 7년 뒤 과연 4000까지 뛸 수 있을까.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기금 성장 속도에 비해 국내시장이 더디게 커가고 있어 향후 홈바이어스(국내 편중)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결국 해법은 당연한 말이지만 국내시장을 키우는 것뿐이다. 기업들은 배당·주주환원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외국인들이 요구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24시간 오픈 등을 통해 시장 전체 파이를 키워가야 한다.
■ He is…
△1956년생 △대구고 △한양대 경제학과 △1983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2000년 하나알리안츠자산운용 상무 △2009년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2010년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대표(부행장) △2012년 인하대 초빙교수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
'■국내기관투자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조.행정공제회, 하반기부터 공시 의무화 (0) | 2016.01.12 |
---|---|
불꺼진 오피스.국내 빌딩거래 최악(작년 오피스 “공실률이 상승하고 거래 33% 급감)…해외부동산 투자는 '호황'.부동산펀드 설정의 46.4%가 해외투자 (0) | 2016.01.11 |
대만 정부 항공사 중화항공대만 8년임대. A300-300 2대. 2100억원. 군인공제.우본.행정공제등 200억씩 중순위 투자 연8% (0) | 2016.01.08 |
4.3조원 노란우산공제, 대체투자 비중 6%로 2배 늘린다 자영업자 가입 급증 자산규모 껑충…수익·안정성 강화 부동산 등 중위험·중수익 투자 확대 (0) | 2016.01.07 |
亞太 최대 유류저장터미널에 국민연금 - 맥쿼리 8천억 투자 유니버설터미널 지분 49% 매입 (0) | 201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