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금융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증권업계 20조 우발채무 폭탄 터질까 노심초사

Bonjour Kwon 2016. 1. 13. 09:02

 2016.01.12

증권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좌불안석이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스)지급보증 등 우발채무가 빠르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HMC투자증권은 우발채무 절대 규모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 부동산PF 우발채무, 금융투자업계 좌불안석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금융투자업계의 우발채무 규모는 총 20조7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47.4%다.

우발채무란 회계 장부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채무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채무가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에서는 대부분 부동산PF 대출채권 보증이 우발채무에 해당된다.




증권사들이 본업보다 부동산PF 대출보증 등 가욋일에 눈을 돌린 결과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IB 관련 업무범위가 확대되면서 우발채무 부담이 늘어났다”며 “최근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부동산 PF 대출채권 보증에 눈을 돌린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사업장별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다. 실제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의 리스크 현실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 우발채무 비중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3,395원▼ 90 -2.58%), 교보증권 (8,180원▼ 90 -1.09%), HMC투자증권 (9,290원▼ 60 -0.64%), IBK투자증권 등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1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발채무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종금증권(255.8%)이다. 이어 교보증권(200.4%), HMC투자증권(159.6%), 하이투자증권(155%), IBK투자증권(103.5%) 등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유동화 거래가 급증한 이유는 주택경기 호황이다. 주택경기 호황으로 자금수요가 늘지만 건설사나 시행사에서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그간 자금 중개기능은 은행 등 여신기관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시공사에 부동산PF 자금을 빌려주지 않으면서 시공사들이 증권사를 찾아왔다.

한국기업평가 자료
▲ 한국기업평가 자료

전에는 PF사업이 부실해지면, 시공사가 대신 갚아야 했다. PF사업을 할 때 건설사들이 주로 발행하는 채권이 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라는 자산 유동화 증권이다. 과거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미분양이 쌓이면서 ABCP에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증권사들이 이 ABCP 같은 채권에 지급보증을 해준 것이다.

사업에 문제가 생기거나 만기 시점에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 증권사의 신용회수도 불투명해진다. 이 경우 이 부채를 증권사들이 떠안게 된다.

◆ 감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우발채무 비중이 가장 큰 메리츠종금증권은 우발채무의 96%가 종금계정에서 발생하고 있고, 지급보증 성격이 아니라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우발채무 대부분이 지급보증이 아니라 미분양담보대출확약으로 분양이 원활할 경우 대출의무에서 면제되고, 설사 대출이 실행되더라도 담보권 행사 등으로 회수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증권사들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외에 나머지 증권사는 우발채무 관련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태다.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은 우발채무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체 리스크 한도를 줄여가겠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대출을 해주는 브릿지론 방식의 대출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이라 큰 부실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ABCP
부동산 ABCP(자산유동화증권)는 건물 지을 땅 등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기업어음을 말한다. 어떤 회사가 급하게 돈이 필요해 땅을 판다면 용지매각을 통한 유동화이며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산유동화증권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