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3
빌딩 투자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1%를 밑도는 투자수익률에 ‘해외’ 부동산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이탈로 오피스 거래액도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13일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울 오피스 거래액 규모는 3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저치다. 사상 최고 거래액을 기록한 2014년(5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단 1년 만에 무려 2조원(33.5%)의 투자금이 빠져나간 것.
작년 오피스 시장은 부진했던 반면, 부동산 해외투자 펀드 비중은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총 124건의 부동산 펀드 중 해외 펀드는 16건에 불과했지만, 2013년 178건 중 45건으로 급등했다. 2014년에도 180건 중 54건, 작년에는 167건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는 45건에 달했다. 자산운용사별로는 현대·이지스·삼성SRA·에프지자산운용 등이 5건 이상의 해외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 투자 대부분이 펀드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부동산 펀드에 참여해 오피스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해외로 투자금을 옮긴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2004~2015년 서울 오피스 거래액 추이]
(자료 : 젠스타)
송기욱 젠스타 애널리스트는 “국내시장 및 경기여건이 여의치 않고 적정 수익률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발빠르게 눈을 돌려 미국, 독일, 영국, 호주 등 글로벌 영업에 힘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오피스 평균 수익률은 1.23%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거래규모가 비슷했던 2008년 평균 투자수익률 13.74%에 비해 약 12%포인트나 급감한 것이다.
다만 올해는 작년 밑바닥을 친 오피스 거래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젠스타는 지난해 4분기 예정됐던 다수 오피스 거래가 올해로 미뤄지면서 침체된 오피스 거래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거래회복과 함께 수익률 개선도 이뤄진다면 투자자들이 빌딩 시장으로 다시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 애널리스트는 “수익률 개선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신용등급이 높은 임차인들을 받는 것”이라면서 “건물을 임대한 투자자가 재무상태가 건전한 임차인에게 장기간 재임대하는 마스터리스 방식을 택한다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500억~1000억원 규모 빌딩의 경우 리모델링·저층부 상가 전환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