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대학교 기숙사를 짓거나 사들인 뒤 임대 수익을 얻고,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기숙사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뿐 아니라 부동산 펀드나 리츠(부동산투자회사)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진 가운데 짭짤한 수익을 볼 수 있는 기숙사 펀드가 틈새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부동산 펀드는 총 716개다. 2014년(608개)보다 17.8% 늘었다. 이중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522개이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194개다.
다만 부동산 펀드의 경우 대부분 기관 투자자용이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는 19개에 불과하다.
산은자산운용이 건국대 기숙사에 투자한 펀드는 건대에서 연간 75%(9개월 만실)의 입실을 보장하고, 미달 시 현금으로 보충하도록 계약돼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중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이며, 일반인도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는 총 10개다. 부동산 개발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출형과 기숙사나 오피스 등을 짓거나 사들인 뒤 임대수익을 얻는 임대형 등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 부동산 펀드 10개 중 4개 펀드가 대학교 기숙사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이다.
기숙사 펀드가 많은 이유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 2’의 최근 1년 수익률은 8.26%, 2년 수익률은 17.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1- 1’의 수익률은 각각 7.67%, 15.93%. ‘동양강남대기숙사특별자산 1’의 1년 수익률은 7.5%, 2년 수익률은 15.56%를 기록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더 좋아진다. 이들 기숙사 펀드의 5년 수익률은 41~49%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교 기숙사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 추이. /자료: 에프앤가이드 제공
기숙사에 투자하는 펀드는 특수목적법인(SPC)이 투자금으로 기숙사를 짓고, 이후 기숙사 임대료를 수익원으로 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산은자산운용이 건국대 기숙사에 투자한 펀드는 건대에서 연간 75%(9개월 만실)의 입실을 보장하고, 미달할 때는 현금으로 보충하도록 계약돼 있다.
투자자와 운용사 입장에서는 공실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대학 입장에서는 당장 수백억원의 목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건대 기숙사와 강남대 기숙사에 투자한 펀드는 모두 폐쇄형이다. 만기까지 돈을 찾을 수 없다. 건대 기숙사 펀드 만기는 15년이다. 또 건대 기숙사 펀드와 강남대 기숙사 펀드 모두 현재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 펀드 운용사 한 관계자는 “대학교 기숙사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이에 투자하는 펀드가 나오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도 펀드 만기 후 기숙사 매각만 보장된다면 괜찮은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