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구조조정.자산유동화.

부실산업구조조정.조선해운필두로 (현대·한진중공업·대우조선 '방산 빅딜' 추진 매출2조~3조 '해양판 KAI' 등장?)국책은행 '조선·해운 위험여신' 21조

Bonjour Kwon 2016. 4. 24. 20:02

 

 

 

[이슈분석]

2016.04.24

조선과 해운 등 경쟁력을 잃어 가는 산업에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된다. 정부는 물론이고 그동안 산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던 야당까지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산업구조 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가동될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조선과 해운이 우선 대상으로 꼽히지만 철강, 건설, 화학 등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간 인수합병(M&A), 법정관리 등 강력한 대책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와 산업 전반에 강력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협의체 주도로 구조조정 속도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수술이 무섭다고 안 하고 있다가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실업급여, 파견 확대 등이 모두 구조조정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노동4법이 한꺼번에 통과돼야 한다”며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재취업 훈련 등 복지대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신산업 육성과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일호 부총리가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고, 여야 정치권도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던 야당까지 구조조정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근본적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 중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도 “지금은 구조조정을 넘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접어 두고 보면 정부와 정치권 모두 국가 경제가 회복하려면 부실 산업과 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이제 국가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여야 정치권, 금융당국, 국책은행 등이 머리를 맞대고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핵심은 부실산업과 기업에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구조 재편이다.

 

이르면 이번주 중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범정부 협의체인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가 재가동된다. 협의체는 지난해 10월 출범해 두 차례 회의 후 활동을 멈춘 지 5개월 만에 재가동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협의체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주무부처 차관급과 금융감독원 및 국책은행 등 관련 기관 부기관장 등이 참석한다.

 

최근 해당 부처 국장이 참석하는 구조조정협의체 실무회의가 두 차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조선, 해운, 철강, 건설, 화학 5개 업종의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조선·해운 필두로 전 방위 점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에서도 10곳 가운데 1곳은 3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좀비기업`이거나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금융사와 사업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을 제외한 380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 추이를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 33개사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낸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다는 것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33개 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에 그쳤고, 10개 기업은 최근 2년 동안 1을 밑돌았다”면서 “이들 기업은 이자비용 감소에도 영업손실 폭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되고 있어 재무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상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기업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좀비기업`으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500대 기업 가운데에도 좀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즐비하다는 것은 국내 산업 경쟁력이 취약해졌다는 방증이다. 구조조정협의체가 해야 할 임무도 그만큼 막중하다.

 

협의체는 우선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건설, 철강, 화학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 분야로 확대해 전체 국가 산업 경쟁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방식도 이전처럼 기업회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M&A나 법정관리 등 과감한 대책도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민간기업 자율경영권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M&A 유도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빅딜 유도 등 필요한 최선의 대책을 동원할 방침이다.

 

예를 들면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해양은 정상화를 거친 후 다른 대형 조선업체에 매각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채권은행 등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대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에 착수했으며, 오는 6월까지 평가를 끝낼 계획이다.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7월 초에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선별 작업을 완료하고 7~10월 평가를 거쳐 11월께 구조조정 대상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후속대책과 금융시장 파급력 잘 살펴야

 

산업 구조조정은 금융시장과 노동시장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구조조정은 실업 등 노동시장 개편이 필수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산업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실업대책 등 후속대책을 얼마나 잘 갖추는지가 핵심이다. 야당 등 정치권에서도 실업과 재취업 교육 등 후속대책 마련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업 구조조정 논의와 실업 등 후속대책을 논의할 당내 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주식시장에도 충격이 직접 가해질 전망이다. 대기업이나 상장기업이 구조조정에 포함되고, M&A나 법정관리 대상이 되면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상장기업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신용거래를 비롯해 주식거래가 제한된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확대되면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워크아웃 가능성이 있는 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소형주여서 장기적으로 대기업에 수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산업 구조조정이 비상장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면 대기업은 공급과잉 해소 이후 수혜를 누릴 수 있다”면서 “기촉법과 원샷법 모두 주식시장에 중립 이상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될 전망인 가운데 하반기 산업 구조조정 단기 충격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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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4

 

청와대 서별관회의서 조선·해운 구조조정 논의

조선산업 상선·방산 부문 두 갈래로 재편

연 매출 2조~3조 '해양판 KAI' 나올수도

 

▶마켓인사이트 4월24일 오후 4시50분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에 흩어져 있는 방위사업부문을 통폐합하는 ‘빅딜’을 구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민수와 군수(방산)로 나눠 이른바 ‘투-트랙(two track)’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항공산업 빅딜로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영 구조와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별 기업들의 방산부문을 떼어내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통폐합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KAI와 같은 대형 조선 방산업체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체의 방산사업은 대우조선해양 등 4개사가 연간 2조~3조원의 잠수함 전투함 상륙함 등 건조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일정 수익이 나는 이들 방산사업을 한 곳에 합치는 과정에서 개별 조선사의 인력·설비 구조조정과 함께 우량자산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국방부도 이 같은 방안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조선업체들의 부실 누적과 현금흐름 악화가 자칫 해양부문의 중장기 전력 증강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해양 방산사업 빅딜이 이뤄지면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KAI(2015년 매출 2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클린 컴퍼니(우량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KAI는 1999년 12월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의 항공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항공기 제조업체다. 출범(2000년) 당시 179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856억원으로 16배 급증했다. 매출은 네 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편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별관회의(경제 현안회의)를 열어 산업별 구조조정 현황 및 고용 유지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26일 기업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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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4

유한킴벌리 디펜드 설문버스 캠페인

25일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구조조정 줄줄이 떠맡는데 

정부, 자본확충 '묘수' 못찾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떠안은 조선·해운업종 부실기업 위험노출액(대출·보증·회사채 포함)이 이달 말 21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조선업종 부실에 올 들어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의 부실이 더해진 결과다. 기업 구조조정을 사실상 떠맡고 있는 국책은행의 자본건전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산업은행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8조3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5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한진해운 여신(2000억원)과 회사채(5000억원)를 포함한 규모다. 수출입은행 익스포저도 12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담보 설정 여신은 일부 회수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현대상선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조(兆)원 단위 채권이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은행의 고정 이하 부실여신은 7조3269억원, 수출입은행 부실여신은 4조3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38%와 88% 급증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올해는 증가폭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위해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정 적자 탓에 국책은행 출자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한국은행이 직접 출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야당 반대로 성사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태명/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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