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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구조조정,자산매각.두산건설·금호산업 자산매각 속도…유동성 숨통 동부건설·삼부토건, 보유자산 매각 불발 '쓴맛'

Bonjour Kwon 2016. 5. 9. 08:20

자산매각 나선 건설사들…누가 웃었을까? 본문듣기

기사입력 2016.05.09

 

지난달 공매를 통해 브이에스엘코리아에게 팔린 옛 르네상스 호텔(벨레상스서울호텔)/뉴스1DB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에 나섰던 건설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산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자산매각에 실패하거나 지연되고 있는 일부 업체는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제너럴일렉트릭(GE),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 등과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매각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수후보자들과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이달 중순에는 매각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HRSG사업부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GE, 지멘스 등에 배열회수보일러를 제작·납품하고 있다.

 

두산건설 HRSG사업부의 예상 매각금액은 3000억∼4000억원 정도다. IB업계는 배열회수보일러와 관련된 사업 경험이 없는 GE가 인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어 매각성사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HRSG사업부 매각이 완료되면 올해 1분기 1조751억원에 달했던 두산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차입금이 줄어들면 관련 이자비용 감소로 실적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두산건설도 HRSG사업부 매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산업도 신규사업 추진에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비업무용 자산을 처분한다.

 

금호산업이 매각하는 자산은 보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이다. 매각대금은 1230억원이다. 회계장부에 잡혀있는 지분 매입(투자)금액을 제외한 이익금은 287억원이다.

 

아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인수주체 확인은 어렵지만 아시아계 부동산투자회사가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지분매각에 따른 현금을 신규사업 추진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보유자산을 매각하면 당장 현금이 유입돼 신규사업 추진이나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며 "금호산업은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한데다 수주고만 3조5000억원에 달해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매각 작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업체는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동부건설은 보유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 채권 매각이 불발되면서 지난해 12월 M&A에 실패했다.

 

이 관계자는 "M&A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 불발이 제공했다"며 "지난해 9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입찰에 단독 참여한 현대백화점이 같은해 11월 지분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동부건설의 M&A작업에 악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동부익스프레스 채권은 당초 7000억원대에 팔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백화점이 4700억원을 제시하며 가격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은 500억원대다. 7000억원에 채권 매각이 완료될 경우 회수가능한 금액은 투자원금을 더해 700억원대로 추산됐다.

 

지난해 10월 동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이 금액을 염두에 두고 매각가격을 써냈지만 해당 채권 거래가 무산되자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매각 실패 이후 법정관리로 내몰린 건설업체도 있다.

 

2011년 옛 르네상스 호텔(벨레상스서울호텔) 매각 조건으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덕에 경영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던 삼부토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보유 호텔을 팔아 빚 상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매각이 수차례 불발되면서 지난해 8월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4년 동안 호텔 매각이 지연되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삼부토건 채권단이 지난해 8월 자율협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법정관리로 내몰린 것. 삼부토건 역시 다른 법정관리 업체와 마찬가지로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는 다른 우량 업체에 비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며 "최후의 보루는 자산매각인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경영정상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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