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회사

디벨로퍼+금융 융합의 시대.도급사업 수익률 추락…디벨로퍼로 변신 필수 금융 융합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아직 초기 단계

Bonjour Kwon 2016. 4. 28. 08:29

연중기획-10년뒤를 상상하라>①

기사입력 2016-04-28

 

올해 1분기 대형건설사인 D사의 플랜트 공종의 원가율은 103.6%로 나타났다. 원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의미는 손해를 보고 공사를 완료했다는 뜻이다. 원가율이 100% 초과는 비단 D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다른 대형건설사인 H건설사의 토목 공종의 원가율도 100%를 넘어선 100.6%였다.

 

토목이나 플랜트는 발주처로부터 일정 금액에 공사 수행을 계약하는 도급형태가 많다. 전통적인 수주 산업인 건설업계의 주요 사업 영역이다. 하지만 최근 도급공사에서 손해가 자주 발생하면서 현재 건설산업의 수익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도급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유는 발주처의 예산 여건이 악화되면서 공사 규모는 줄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국내 건설사의 토목 실적을 좌우하는 국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감소 추세에 있고, 플랜트 실적을 주로 올렸던 중동지역 건설시장도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으로 사업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건 화두는 디벨로퍼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의 발굴부터 기획, 투자, 건설, 운영 등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 모델이다. 단순 도급 사업을 수익을 올리기 어렵자 발주의 앞단계인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고부가가치 이익을 올리겠다는 의도다. 광화문 D타워와 서울 여의도 ‘GLAD 호텔’ 등으로 초기 디벨로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림산업을 비롯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주요 건설사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디벨로퍼를 제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아예 올해를 디벨로퍼로 성장하는 초석이 되는 해로 삼겠다고 공포하기도 했다.

 

건설사들이 디벨로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금융이다.

 

계약에 따른 공사만 수행하면 되는 도급사업과 달리 디벨로퍼 영역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장기간에 걸쳐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리스크(위험)을 어떻게 분산하는지가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금융 구조를 어떻게 짜는지에서 디벨로퍼의 역량이 갈린다.

 

이미 국내에서도 건설과 금융이 결합한 형태의 개발사업 모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 개발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일으키는 과정에 금융권의 신용보강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시공사의 지급보증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증권사 등 금융 부문에서 신용을 제공하면서 리스크 분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동산 개발에 대한 사업관리 능력이 뛰어난 부동산 신탁회사의 역할도 커지는 추세다. 특히 신탁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진행하는 차입형 신탁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 신탁사의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입형 토지신탁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에 19.9% 수준에서 지난해 30.6%까지 높아졌다.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회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디벨로퍼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프라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민자 인프라 사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단순 건설 능력 뿐만 아니라 기획과 관리, 자금구조 확보 등에서 건설과 금융의 결합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리스크 회피 구조가 마련되면서 건설과 금융 모두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인천대교의 경우 순수 투자자들이 중심이 된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지금도 모범적인 민자 사업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건설 시장도 발주 형태가 도급에서 민간자본을 활용한 개발형 사업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국내 건설업계는 IPP(민자발전) 분야에 일부 진출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해외 개발 사업 진출이 더딘 이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금융조달능력 부족이다.

 

정부가 해외개발형 사업 지원을 위해 각종 특화펀드를 조성하고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약정을 체결했지만 구체화된 성과는 그리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건설사가 진정한 의미의 디벨로퍼로 전환되지는 않았다”면서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프로젝트경영(PM)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