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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②해외농업개발] “해외생산 곡물 국내로 들여올 방법 찾아라” 2012-08-27

Bonjour Kwon 2012. 8. 28. 10:05

공사지원사업으로 국내반입 804톤 불과 … 개발원조사업, 유통형 기업과 공조해야

한국농어촌공사가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곡물을 국내로 갖고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민간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기업이 해외에서 농업을 할 경우 융자 및 보조로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량은 2009년 7000톤에서 2011년 13만8000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 중 국내로 들어온 것은 3년동안 804톤에 불과하다. 한해 곡물 1400만톤을 수입하는 현실에 비춰 너무 적은 양이다.

공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해외농업개발협회 발족을 주도하고 회장사에 올랐다. 해외농업개발협력법에 따라 구성한 협회는 해외농업개발사업자의 권익보호와 해외농업개발 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구성했다. 사무실도 경기도 안산에 있는 공사의 농어촌연구원에 뒀다.

◆한국농업 배우려는 개도국 요구와 결합 = 공사는 해외생산 곡물을 국내로 들여올 방법을 찾기 위해 협회를 통해 관련 용역도 연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해외농산물의 국내반입 방안, 반입 물량확대와 세제혜택 등에 대한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내반입과 관련한 물류경로 및 가격경쟁력 분석을 시행한 후 관련 제도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해외영농에 나선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기 투자와 정부의 개발원조사업결합을 검토하고 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 해외농업개발에 직접 투자한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7.5%를 기록하는 등 해외영농기업들 대부분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캄보디아 지하수 시공 한국농어촌공사가 캄보디아 캄퐁참주 농촌종합개발사업에 참여해 지하수를 개발하고 있다. 공사는 개도국에 대한 개발원조사업을 통해 민간기업 해외영농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농어촌공사 제공>

해외농장은 대부분 캄보디아, 연해주(러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지만 이들 국가는 도로 전기 용수 등 농업기반시설이 거의 없어 기업의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 이런 문제를 정부의 개발원조사업(ODA)과 연계해서 풀자는 것이다.

어대수 해외농업개발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7월 서울대에서 열린 해외농업개발 국제심포지엄에서 "농어촌개발수요는 현재 전체 무상원조의 15% 정도를 차지한다"며 "정부의 개발원조사업과 해외농업자원개발사업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도국 농어촌의 소득향상 및 생활환경 개선을 목표로 지원하는 우리나라 개발원조사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해외농업개발은 기업의 이윤동기와 안정적인 곡물확보라는 정부의 공적인 목표를 잘 조화시켜야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한 해 곡물수요량 2000만톤 중 70%를 수입하고 있어 미국이나 브라질 등의 가뭄으로 식량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해외곡물사업 성공비법도 배워야 = 일본이 해외농업개발에서 성공한 사례도 시사점이 크다.

민간농업연구소 지에스앤제이(GS&J)는 지난 22일 '일본 젠노의 국제곡물유통사업 발전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농협 '젠노'의 해외곡물사업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젠노는 1979년 미국 뉴올리언즈에 수출전문회사인 젠노곡물회사(ZGC)를 설립했지만 사업초기 갖은 시련에 시달렸다. 토지 소유자의 매각의사가 상담 중에 바뀌고, 엘리베이터(곡물 저장고) 건설 중 수뢰 및 회계부정 의심이 있다며 미연방수사국(FBI)의 조사도 받았다.

미국 산지농협에서 옥수수를 조달하기로 했지만 이 농협이 곡물사업에서 퇴출당해 산지조달 경로를 상실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경쟁업체의 견제 가능성도 거론됐다.

젠노는 이런 위협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돌파했다. 처음부터 최고경영자를 포함, 대부분 인력을 현지 전문가로 충당해 대응했다. 젠노는 협력하기로 한 미국의 산지농협이 파산한 후 미국계 식품회사와 합자로 바지선 운용회사를 설립해 산지수집 및 운반기능을 확보하는 등 공동출자방식으로 현지 시장에 대응해 나갔다.

젠노는 5년만에 1000만톤의 곡물을 취급한 후 지금까지 매년 1000만톤 이상의 곡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젠노는 현재 60개 산지 엘리베이터에 220만톤, 수출 엘리베이터에 10만톤, 국내 수입항 사이로에 60만톤을 상시 저장하고 있고 미시시피 수계의 바지선에 60만톤, 태평양 운송선에 50만톤 등 모두 400만톤을 상시 확보하고 있다.

이정환 지에스앤제이 이사장은 "국제적 공급부족 및 가격급등에 대비하려면 해외에서 직접 생산해 물량을 확보하는 게 효과적지만 유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로 들여오기도 어렵고 제3국에 판매하는 것도 곤란하다"며 "먼저 유통단계 사업을 수행하면서 생산단계에 진출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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