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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證 IB대표 "경쟁에 매몰 안돼…해외투자 확대에 주력" 해외 PF·자산유동화 사업 주력 - 원스톱 IB 서비스 제공 '차별화'

Bonjour Kwon 2016. 5. 26. 07:10

2016.05.26

"하던대로 하면 최고 유지 자신"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올해는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투자은행(IB)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IB사업부 대표(부사장)는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사업 구상을 전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대표는 “다양한 방식의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추진 중”이라며 “기업 매출채권부터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농산물 등까지 투자대상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 IB시장 규모가 큰 미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금비율’ 포트폴리오로 시장 주도

 

정 대표가 해외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너도 나도 IB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해외로 눈을 돌려 IB시장 파이를 키우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IB업계 최강자로 통한다. 지난해 IB부문 순영업수익은 204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회사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에서도 점유율 1위를 싹쓸이했다. 국내가 비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LIG넥스원(079550) 상장 스토리는 NH투자증권의 IB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로 꼽힌다. 정 대표는 “방위비 예산 증가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흥국 등 해외 수출시장 확대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 국내 방산기업 첫 상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1500억원의 신주모집을 조언해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R&D) 자금 확보에 기여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NH투자증권 IB사업부는 올 1분기에도 500억원 이상의 순영업수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회사채와 유상증자시장에서 1위를 유지했지만 IPO 점유율은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9일 발표된 ‘대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대표 주관사 지위를 한국투자증권에 넘겨준 데 대해서는 “우리 회사의 기업가치 평가와 리서치 능력은 자부할 만한데 이번 대표 주관사 선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대표는 어느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IB 전(全)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올라 있는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인수합병(M&A), 프라이빗 딜로 이어지는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며 “기업 고객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나 만난 기업 잘 되게 하는 게 IB”

 

정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11년째 IB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인연이 닿은 기업이 잘 될 때 보람을 느낀다”며 “그게 IB 비즈니스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고 무리한 사업 추진은 지양한다. 중국 등 해외 기업의 국내 IPO 유치와 부동산 PF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다.

 

정 대표는 “해외 기업을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지만 중국고섬 사태처럼 시장을 해치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며 “해외 기업 입장에서 국내 증시가 활용도 높은 시장인지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PF는 수익성이 높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도 큰 만큼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권업계의 잇따른 M&A로 NH투자증권보다 자본 규모가 더 큰 초대형 증권사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정 대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정 대표는 “IB 사업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보다 덩치가 큰 증권사가 나올 수 있지만 IB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가 잘 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노력하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호 (haoha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