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해외)

美보다 유럽 부동산 매력적… 편의시설 가까운 都心사무실 유망" 부동산은 '영원한 베스트셀러' 청바지와 비슷"?

Bonjour Kwon 2016. 9. 23. 15:56

2016.09.23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저금리 시대가 언젠가 끝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부동산만큼 시장 참가자가 많은 동시에 폭락 위험이 비교적 적은 다른 자산이 또 있을까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투자 은행) 그룹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무실에서 "부동산이 한꺼번에 몰락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성공적인 투자의 관건은 어떤 종류의 부동산이 유망할지를 잘 골라내는 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대체 투자, 기업 공개(상장), 퇴직연금 등 투자은행 업무를 통합한 업계 최대 규모의 IB그룹을 신설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 등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김 그룹장은 한국투자증권이 야심 차게 조직한 이 새로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주식·채권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눈을 돌려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 본부장을 만나 다양한 투자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투자 은행) 그룹장은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부동산만큼 시장 참가자가 많은 동시에 폭락 위험이 비교적 적은 자산은 많지 않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국내에서 뛰어난 대체투자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김 그룹장은 자산 자체의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 동시에 정기적으로 수익이 나오는 부동산을 앞으로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꼽았다. / 김연정 객원기자

"부동산은 '영원한 베스트셀러' 청바지와 비슷"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을 유망하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부동산이 청바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청바지는 '영원한 베스트셀러'지만 시기에 따라 꼭 붙거나, 찢어지거나, 펑퍼짐한 청바지 등이 번갈아 인기를 끌며 유행을 탄다. 부동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필수적인 생활 조건인 의·식·주(입기·먹기·거주하기)를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부동산의 가치가 무너지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때 부동산 거품이 터져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걸 목격하지 않았나.

 

"많은 이가 일본 부동산 거품 붕괴, 그 자체만 이야기한다. 당시 일본에 빠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변화가 닥치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대형 주택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똑같은 사회 변화를 보고 막대한 돈을 번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 펀드인 '블랙스톤'이다. 블랙스톤은 일본의 고령화 현상을 분석해 도심의 임대 주택이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일본 임대 주택 사업에 뛰어들어 큰 수익을 냈다. 부동산이 꺼진 것이 아니라 부동산의 유행이 바뀌었다는 점을 잘 포착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부동산이 유망한가.

 

"먼저 내가 좋은 투자처를 고르는 원칙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자산 자체의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 동시에 정기적으로 수익이 지급되는 자산을 좋아한다. 예컨대 자산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은 있는데 정기적인 현금 수익이 없는 나대지(빈 땅) 같은 부동산은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 '자산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면서 정기적인 현금 수입을 안겨주는 곳을 찾자'라는 투자 잣대를 적용했을 때 지금은 '도심의 사무실 건물'이 유망해 보인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 병원 등 편의시설을 찾아가기 쉽다는 이유 때문에 도심 지역의 인기가 올라가기 마련이며 이와 맞물려 도심의 사무실 수요도 높아질 것이다."

 

"유럽+도심+사무실 건물이 유망하다"

 

―사모 및 공모 펀드를 통해 해외 부동산에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듯하다. 해외 부동산은 어디가 유망하다고 보나.

 

"위의 잣대를 적용한 '도심의 사무실'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유럽의 도시를 추천한다. 금융 회사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할 때는 투자 자금에 대출받은 돈을 더해 부동산을 사들인다. 대출 금리가 높을수록 수익률은 낮아지기 마련인데, 미국의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는 연 3%가 넘는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한 유럽은 대출 금리가 1%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 런던의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해서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도 최근 회삿돈으로 벨기에·폴란드 등에 있는 부동산을 샀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사무실 빌딩을 사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래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달러의 가치가 올라 미국 부동산 투자가 유리하지 않을까.

 

"만약 환 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파생상품 등을 통해 줄이는 투자 방식)를 하지 않았을 경우 미국 달러로 부동산을 사면 미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려봄 직하다. 그러나 부동산 펀드 중 상당수는 환 헤지를 하며, 이 경우 헤지 비용이 들어가 수익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환 헤지를 하는 유럽 부동산 관련 투자 상품도 비슷한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환 헤지 비용은 기준으로 삼는 통화 가치가 낮아질 것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대기 마련이다.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가 환 헤지 비용을 내는 것이다. 미 달러와 달리, 유로는 브렉시트 이후 가치가 많이 하락한 상태다. 환 헤지 비용을 유럽 쪽 거래 주체가 대고, 원화를 든 한국 투자자는 오히려 비용을 챙기는 구도다. 유럽 부동산이 매력적인 또 한 가지 이유다."

 

원유는 위험… 재생 에너지는 "10년 보고 투자하라"

 

―부동산 외에 유망한 대체 투자는 무엇이 있나.

 

"최근 원자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고 알고 있다.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 등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전보다 많이 열린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하락한 원유에 투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하지만 원유 투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원유나 석탄 가격은 신(新)재생 에너지가 많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많이 오르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하면 될까.

 

"그런 측면이 있다. 우리 회사도 풍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단 태양광·풍력·조력(파도)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펀드 등에 투자할 때는 적어도 10년 이상은 돈을 묶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라는 이름을 단 펀드는 대부분 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기 등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는데 이런 장치 산업은 설비를 만들고, 설치하고, 가동해서 돈을 벌기까지 10년 정도는 걸리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에 수익을 올릴 필요가 있다면 신재생 에너지 투자는 적합하지 않다."

 

[김신영 기자 s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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