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기업재무안정 PEF 성적표 초라하네2012년 4월 17매일경제 –

Bonjour Kwon 2012. 9. 25. 09:28

도입 2년차 10개뿐…세제혜택 없어 외면

2010년 자본시장을 통한 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촉진을 목적으로 3년간 한시 도입된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제도'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 수단이 필요해 야심차게 도입됐지만 세제혜택 등 기대했던 지원 방안이 빠지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PEF 등록 현황에 따르면 기업재무안정 PEF 제도가 본격 도입된 2010년 6월 이후 등록된 기업재무안정 PEF 수는 모두 10개에 그치고 있다.

이들 PEF의 총설정액은 1조3720억원으로 그나마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은행권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처리를 목적으로 운영 중인 '유나이티드 PF 제1차 기업재무안정 PEF'의 설정액 8000억원을 제외할 때 나머지 설정액은 6000억원이 안 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PEF 시장이 급성장해 전체 PEF 수가 127개에서 191개로 64개 급증한 것과 대조된다.

2013년까지 한시 도입된 기업재무안정 PEF는 경영권 참여 없이도 재무적 투자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사모투자펀드다.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주식뿐 아니라 구조조정 기업의 부동산이나 영업권, 부실채권(NPL)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게 특징이다.

제도 도입 당시 금융당국은 기업재무안정 PEF 제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각된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할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기업의 채권자로부터 해당 기업의 부실 채권 등을 매입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채권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은 초라했다.

PEF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당시 부각된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가라앉았고, 기대했던 세제혜택마저 유야무야되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등록된 재무안정 PEF조차도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거나 활동이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 재무안정 PEF 운용사 관계자는 "일정 수익을 기대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며 "현재까지 3곳의 중소 중견기업에 투자했지만 추가 투자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록 설정된 PEF 수는 많지 않지만 제도 도입 이후 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PF 부실 채권 정리에 활용되는 등 나름대로 제도 취지를 잘 살린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강두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