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16.09.29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연기금, 보험사를 비롯한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덴마크 부동산 채권 등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관투자가가 지난 1년간 주식, 채권 등 해외 증권에 투자한 자금이 45조엔(약 486조8325억원)에 이른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3% 늘어난 것이다. WSJ는 세계 최대 큰손으로 소심하기로도 유명한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유례없는 속도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주로 국내에서 일본 국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돈을 굴렸다. 해외 투자처라고는 미국 국채 정도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투자처가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다양한 나라의 국채와 심지어 덴마크의 부동산 채권 등으로 확대됐다. 위험감수 성향이 강해진 셈이다. 보수적이었던 일본 투자 큰손들이 대담해진 건 저금리 기조로 기존 포트폴리오로는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지 오래이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역시 1.6%에 불과하다. 마츠모토 이와오 일본 스미토모생명 투자계획 부문 CEO(최고경영자)는 지금 수준의 미국 국채 금리로는 환위험 회피(헤지) 비용을 빼면 수익이 거의 제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처를 확대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스미토모생명은 지난 2월 이후에만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의 국채에 3000억엔을 투자했다. 다른 외채에도 1500억엔을 쏟아부었다. 이 추세라면 올 회계연도의 해외 채권 투자액이 지난해의 7000억엔을 웃돌 전망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생명보험업계에서 운용하는 자금만 350조엔에 이르는 등 운용액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떄문이다. 세계 최대 공적연금인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이 굴리는 돈은 1300억엔에 달한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투자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일본 금융시장 환경이 나아지면 이들이 해외시장에서 돈을 회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최근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제로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제로 수준이 되면 만기가 더 긴 장기국채 금리는 제로를 웃돌게 된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장기국채의 투자 매력이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셈이다. 스기사키 코이치 모간스탠리MUFG 증권 투자전략가는 "투자 환경이 정상화하면 일본 투자자들이 복귀할 것"이라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언제나 일본 국채"라고 말했다. WSJ는 일본 국채의 92%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입맛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본 기관들의 해외 투자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히라노 스헤이 일본 메이지야스다 생명보험 투자계획 책임자는 "자산의 상당 부분이 일본 국채에 투자돼 있지만 이제는 일본 국채를 거의 사지 않는다"며 해외 채권을 더 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OJ 정책의 효과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OJ의 금리 목표 설정에도 불구하고 3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약 0.5%로 큰 변화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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