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관투자자

"글로벌 큰손들, 런던 부동산서 돈 빼 파리·베를린으로"연기금·국부펀드 `英 투자 1순위` 옛말 임대료 치솟는 프랑스·독일 대도시 주목

Bonjour Kwon 2016. 10. 14. 07:01

[GALL 2016]

최초입력 2016.10.13

 

 

◆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 브렉시트, 부동산투자 기회인가 위기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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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 13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16)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박수를 치며 개막을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크리스토프 다베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 신중섭 맥쿼리 전무,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최중경 공인회계사협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마틴 스탠리 맥쿼리 대표,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앤드루 매캐프리 애버딘자산운용 대표, 베르트랑 줄리앙-라페리에르 아디안 부동산 부문 대표, 토마스 폰 코흐 EQT파트너스 회장. [이승환 기자]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방향성을 잃었던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나침반이 유럽 본토를 향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국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브렉시트 결정 이후 '투자 1순위'로 꼽히던 영국 런던에서 벗어나 유럽 본토 주요 도시의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글로벌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16)에 참석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런던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GAII 2016은 제17회 세계지식포럼 핵심 트랙 중 하나로 진행됐다.

 

베르트랑 줄리앙-라페리에르 아디안 부동산 부문 대표는 '브렉시트 이후 유럽 부동산 시장, 위기냐 기회냐'란 주제로 진행한 이날 패널토론에서 "영국 런던 부동산 시장은 향후 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오피스빌딩은 불확실성이 커 투자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탈퇴 협상 결과에 따라 오피스빌딩 수요가 더욱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디에 웅글릭 에투알 회장도 "탈퇴 협상이 본격화하면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후폭풍도 가시화할 전망"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와 낮은 세제 등 투자자에 유리한 시장 환경 덕분에 고평가됐던 런던 부동산 시장이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향후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손절매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런던 부동산 시장에서도 호텔, 주택, 상가시설(리테일), 물류시설 등은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줄리앙-라페리에르 대표는 "브렉시트에 따른 런던 오피스 가격 조정이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거나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호텔이나 주택, 상가·물류시설 등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런던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본토의 주요 도시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로랑 자크맹 악사부동산운용 유럽 거래 부문 대표는 주제 발표에서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 지역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 주요 도시"라며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동산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프랑스와 독일 내 주요 지역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 중앙은행이 향후 5년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이들 지역의 투자 매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줄리앙-라페리에르 대표는 "프랑스와 독일의 핵심 도시는 임대료 인상 등에 힘입어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네덜란드, 스페인, 북유럽 등 유럽 내 다른 지역에 대한 관심도 주문했다. 박정배 새마을금고 실물자산팀장은 "향후 네덜란드 부동산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올해 들어 호텔과 오피스가 들어선 복합건물에 투자했다"며 "스페인 등 남유럽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까지 투자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크맹 대표도 "장기적 관점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주요 도시 오피스 임대 수요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향후 지역별 투자 전략을 세분화해 대응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박 팀장은 "상승 여력이 낮은 미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에는 대출채권 투자를, 상승 여력이 많은 유럽 주요 지역 부동산에는 지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상황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영산 NH농협생명 해외대체부장은 "지난해까지 해외 부동산에 지분 투자를 많이 했지만 올해 들어선 대출채권 위주로 투자했다"며 "현지 자산운용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투자처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Speaker's Message

 

▶ 투자 기회는 있는데 그만큼 자산 배분이 안 되면 반드시 거품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In a world where opportunities are not raising as much as allocation, which will eventually lead to a bubble."

 

-마틴 스탠리 맥쿼리 인프라·실물자산 글로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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