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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수익형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인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홍보하는 기사가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대세’라는 단어까지 사용해 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심하고 투자해도 되는 걸까?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이 공모형 부동산 펀드의 리스크 5가지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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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언론에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개미들도 100만원으로 빌딩 사는 시대” “빌딩투자 예상 수익률 5~7%” “대체투자 대세로 떠오른 펀드” 등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모형 부동산 펀드’란 개인이 간접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10년 말 다시 등장했다. 그 동안에는 소수의 기관투자자들만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9월 내놓은 공모형 부동산 펀드인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이하 미래에셋맵스)는 출시된 지 10일 만에 목표 모집액 3000억원을 다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자산운용이 7월 출시한 ‘하나티마크 그랜드부동산투자신탁 1호’(이하 하나티마크)는 목표 모집액 690억원을 하루 만에 달성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코어 오피스 제107호 부동산펀드’(이하 이지스코어)를 21일 내놨다. 현재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중인 이 상품은 28일 마감까지 모집액 1855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24일 현재 이미 1000억원 넘게 모였다고 한다.
인기가 많은 만큼 신뢰도 역시 높을까.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이 이들 상품 3개의 투자설명서를 토대로 공모형 부동산 펀드의 리스크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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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일단 투자하면 중도 해지가 어렵다
미래에셋맵스와 하나티마크, 이지스코어는 모두 ‘폐쇄형 부동산펀드’다.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투자할 돈을 입금하고 나면 신탁계약이 끝날 때까지 묶어둬야 한다.
미래에셋맵스는 계약 종료까지 7년 6개월, 하나티마크는 5년, 이지스코어는 7년 1개월이다. 이들 상품 투자설명서는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일부 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② 매각 대금 수령이 늦어질 수 있다
공모형 부동산 펀드 자산운용사들은 신탁계약이 끝나면 부동산을 매각한다. 이렇게 번 돈은 투자자들에게 추가 수익금으로 나눠준다. 그런데 계약이 끝나도 부동산이 팔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시장 환경이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바뀌면 매각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운용이 2007년 출시한 ‘한국WW 베트남 부동산 개발특별자산 1호’란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한 예다. 원래 이 상품은 2014년에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팔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③ 매각 대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부동산을 매각하는 데 성공해도 제값을 못 받을 수 있다. 변수는 ‘공실률’이다. 미래에셋맵스와 이지스코어처럼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엔 매각시점의 공실률이 투자가치를 좌우한다. 나중에 빈 사무실이 너무 많으면 임대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미래의 투자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하나티마크는 투자처는 명동의 호텔이다. 만약 관광객 수가 줄어들어 가동률(연간 총 객실정원 대비 객실 사용객수의 평균 비율)이 떨어지면, 호텔에 대한 투자매력도 사라진다. 이와 관련해 외국계 투자기관 노무라는 18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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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주식시장 눈치도 봐야 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부동산펀드’는 주식 상장이 의무화돼 있다. 펀드자산을 현금으로 쉽게 바꾸도록, 즉 유동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펀드는 증권 형태로 상장된다. 미래에셋맵스와 하나티마크, 이지스코어 등도 마찬가지다.
펀드는 상장이 되고 나면 주식시장과 금리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시장금리가 오르면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자금이 몰려간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부동산 펀드에 설정된 주가는 떨어질 수 있다.
이 와중에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타이 후이(Tai Hui)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 수석 시장전략가는 24일 여의도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2~3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⑤ 종합소득과세를 주의하라
세금 문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모형 부동산 펀드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임대료를 배당금 형태로 받게 된다. 배당소득에는 15.4%의 소득세가 붙는다. 배당소득을 포함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등)과 합산한 전체 소득을 기준으로 종합소득세가 부과된다. 따라서 일부 고소득자는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외국의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국내와 다른 세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맵스는 미국 댈러스의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투자설명서는 “미국부동산과 관련된 세금제도의 변경 등으로 세금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