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4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만공사가 해외 물류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선사들이 가져다주는 화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해외에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화물을 부산항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다.
항만공사는 먼저 유럽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올해 예산에 152억 원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첫 번째 물류센터 건립 대상지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로테르담은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는 물류 중심인 데다 현지 당국이 3만㎡의 땅을 물류센터 용지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부산항 물동량 유치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등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만공사는 이곳에 2만7천여㎡ 규모의 물류센터를 지어 현지에서 영업 중인 국내 종합물류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해당 물류기업은 항만공사가 대형 물류센터를 지으면 현지에서 운영하는 여러 개의 소규모 창고를 이곳으로 통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유럽과 교역하는 국내 중소기업 30여 곳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 항만공사는 분석했다.
항만공사는 로테르담 외에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스페인도 물류센터 입지로 검토하고 있다.
3월 이전에 최종 입지를 정하고 나서 설계를 거쳐 착공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운영을 시작한다는 게 항만공사의 방침이다.
항만공사는 처음 건립하는 물류센터가 성과를 내면 앞으로 유럽 내 다른 지역에도 추가로 물류시설을 지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에 진출한 국내 물류기업의 투자비 부담을 덜어주고, 국내 제조업체들의 수출입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면 결과적으로 교역량이 늘어나고 이것이 부산항의 물동량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 항만공사의 계산이다.
항만공사는 해외 물류센터 건립과 운영에 국적 선사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국적 선사-유럽 내 한국 물류기업으로 이어지는 물류망을 구축하면 부산항의 물동량 증대에 필수적인 국적 선사의 육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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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공사 관계자는 "대형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부산항은 외국 선사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국내 기업들은 더 많은 물류비를 부담하는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항만공사가 중심이 되어 물류기업, 국적 선사와 힘을 합쳐 새로운 물동량을 창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