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협동조합 운영 문제점 및 성공제언들 모음

Bonjour Kwon 2012. 11. 24. 07:55

[Zoom人]"협동조합, 만든다고 무조건 성공 못해"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

"대기업,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구분..GE배워라"

"협동조합도 결국은 합병·연합화로 덩치 키워야 경쟁력↑"

입력시간 :2012.11.23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협동조합’이 이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협동조합은 재벌개혁의 대안이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협동조합을 방문하거나 협동조합 육성 의지를 적극 피력한다.

 

협동조합의 큰 원리는 ‘평등’이다. 설립 목적 자체가 ‘모든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상호 부조’로, 단순히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주식회사와 구분된다. 의결방식도 ‘1주 1표’가 아닌 ‘1인 1표’로, 조합원 모두가 평등하게 1표씩 갖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같은 특징의 ‘협동조합기본법’의 내용을 만들고 다듬는 데 주축이 된 인물이 바로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이다. 다음달 1일 시행까지 남은 기간은 열흘, 김 소장을 만나 협동조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협동조합, 대기업·외국계에 맞서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사진 : 권욱 기자)

‘재벌개혁’을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였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빈익빈 부익부는 갈수록 심화됐고, 양극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1950~60년대 국가 지원을 토대로 성장해 온 대기업에 대한 비판이 가시화됐다. 한때 논란을 불러왔던 대기업의 빵집 진출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전혀 고려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가야할 길은 글로벌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영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GE가 오랫동안 ‘윤리경영’과 ‘사회공헌’의 모범사례로 손꼽혔던 것은 대기업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선 안될 것을 구분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GE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공략했을 뿐, 나머지는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까지 진출해 소상공인들의 발목을 잡았다. 경제민주화 움직임을 자초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특정 사업분야에 대기업이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해도 외국계 기업이 진입할 것이란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김 소장은 “그래서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며 “작은 기업체들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버거킹이나 KFC는 식재료를 공동구매협동조합에서 공급받고 있는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기본법의 의미? 누구나 만든다

 

협동조합 설립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20년 전. 협동조합기본법 발효를 앞두고 김 소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는 “2010년 국회에서 기본법 용역을 의뢰받았고, 당시 우리의 목표는 기본법을 잘 만들기 위해 논의를 앞당기고 조문까지 검토, 완성시키는 것이었다”며 “즉 기본법과 관련한 연구를 2,3단계 정도 앞당겨놓자는 정도였는데 이렇게 빨리 기본법이 통과되고 발효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실제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에 탄력이 붙은 것은 것은 2010년 6월부터였다. 당시 민간단체 좌담회에서 제정연대회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어 조직이 만들어졌는데, 김 소장은 어느 날 모임 참석자로부터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내용이 너무 많아 3차례에 걸쳐 설명을 했고, 설명을 들은 손 대표는 “매우 중요하다. 최초 발의법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협동조합 기본법은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됐고,2011년 11월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뒤 두달도 채 되지 않아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협동조합을 주식회사처럼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협동조합은 우선 설립 목적에서부터 주식회사와 다른데, 주식회사가 영리추구 만을 목적으로 둔다면 협동조합은 공동사업 발전을 더한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공동육아가 최대 목표이기 때문에 출자 만으로 의무를 다하는 게 아니라 조합원 스스로가 자신의 역할을 찾아 일해야 한다. 이렇게 뚜렷한 목적이 있는 협동조합은 조합원들간의 연대감이 형성되면서 점차 규모도 커지고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

 

◇ 사업 콘셉트·조합원 조직화 명확히 해야

 

협동종합을 설립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요소가 있다. 우선 사업 아이디어 콘셉트가 명확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되는 것인지 분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합원들이 직원이라면 안정된 직장을 원할 것이고, 소비자라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할 것이다. 다음으로 조합원들의 힘을 끄집어낼 수 있는 조합원 조직화가 명확해야 한다.

 

업종별로는 초기에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주로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돌봄이나 서비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업종이 유리하다. 또 낙후지역의 경우 다 함께 힘을 모아 조합을 설립하는 걸 검토할 수 있다.

 

유럽의 사례를 봤을 때, 협동조합은 결국 덩치를 키워 대규모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규모를 키우는 방식은 합병이나 연합화가 있다. 또 기존의 농협이나 신협 등과 연대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안산과 원주, 성남에선 이미 신협이 협동조합 설립에 조언을 해주고 협동조합 법인에 대출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장밋빛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 소장은 “협동조합을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일반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40~50대들 중에서 경험이 있고 확고한 의지가 있는 분들이 힘을 합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봤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사진 : 권욱 기자)

김기태 소장은

 

1969년 경남 사천 출생. 진주 대아고, 서울대 농업경제학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가톨릭농민회전국본부에서 교육부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98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서 정책개발 업무를 맡았다. 1999년 한국농어민신문 기자, 2002년 지역농업네트워크 이사로 일했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서울시 협동조합민간회의체 자문위원과 한살림전국연합회 자문위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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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가양동 9호선 증미역과 올림픽대로 사이에 위치한 주차장 용지.

 

서울시 소유 땅이지만 지금은 주차장 기능을 잃어버려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다. 1261㎡(380평)인 용지 면적은 아파트를 개발하거나 팔기에도 모호한 자투리땅이다. 그러나 이 땅은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협동조합법`에 의해 신개념 임대주택으로 변모한다.

 

서울시가 전체 24가구 안팎으로 최장 20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등 북유럽 협동조합주택(개인 소유) 모델을 임대주택에 응용한 개념이다. 국내에선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김장수 서울시 임대주택과장은 "그냥 임대주택이 아니라 육아ㆍ취미 등 공동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주거와 커뮤니티를 동시에 누린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라며 "주택관리를 스스로 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도 `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금까지 주민 복지를 위해 공급해온 공공임대주택 형태는 영구임대ㆍ보금자리임대ㆍ시프트(장기전세) 등 대부분 아파트였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형 임대주택은 최근 건설경기 추락으로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이 `확` 줄어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지속적인 관리에 따른 재정적 부담도 엄청났다.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은 일단 시가 지어 놓고 입주자를 모집하는 기존 임대와 달리 입주자인 조합원이 사업 초기부터 참여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서울시는 육아 목적을 가진 조합원을 모집했다. 총 24가구를 모집했는데 무려 231가구가 신청해 경쟁률 9.6대1을 나타냈다. 인근 강서주민뿐만 아니라 강남 등 다른 구에서도 신청자가 154명이나 있었다.

 

시는 이번에 서류심사로 선정한 3배수 신청자 77명 중 부양가족, 거주지 주소, 만 3세 미만 육아가정 여부 등 증빙서류를 받아 내년 1월 최종 입주자를 선정한다. 주택 시공은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담당하며 가구당 6000만원씩 시 예산이 지원된다.

 

 

임대료는 시가 현재 운영 중인 시프트와 마찬가지로 주변 시세 대비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SH공사 관계자는 "일반 임대주택은 SH공사가 직접 유지ㆍ보수를 하지만 협동조합형 주택은 우리가 유지 관리 예산을 주민에게 내려주고 그 범위에서 주민들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라며 "주민들이 잘 관리만 하면 예산이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다양한 임대주택 사업 시도에 대해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아파트 대단지 입주시기에 따라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전세난을 아파트 중심 임대공급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여러 유형의 임대주택이 생겨나면 전세 입주 시기도 분산돼 전세난 완화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실제 바이크족ㆍ플루트 연주가 등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바이크맨션` `뮤직맨션` 등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디까지나 `실험` 수준이다.

 

이상한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은 "임대주택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주택 등 보급이 상당수 이뤄져야 하는데 이 역시 크게 벌이려면 재정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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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 기업의 대안이라는 착각

 2012-11-28

올해는 유엔이 정한 협동조합의 해이고 국내에선 내달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새로 시행된다. 더구나 대리운전 기사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키로 해 새삼 협동조합이 관심을 끈다. 정부는 어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협동조합법 시행과 향후 정책방향을 의결했다. 이 법에 따라 5인 이상이면 누구나 금융, 보험을 제외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돼 5년 안에 8000~1만개의 협동조합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고용도 4만~5만명가량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협동조합은 농민 소비자 중소상공인 등이 상부상조를 통해 구매 생산 소비 판매 소비를 영위하는 단체다. 조합원에게 1인1표의 의결권과 선거권이 주어져, 1주1표인 주식회사와 달리 소규모 지역·직업·업종 조직에 적합하다. 기업화가 어려운 틈새를 메워주는 기능도 있다. 생산자조합인 길드 전통이 강한 유럽에선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규모가 커질수록 조합원 신분은 사실상 주주로 바뀌게 되고 대리인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협동조합의 대표격인 농협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정부가 협동조합 설립의 물꼬를 터준 것까지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일각에선 협동조합이 경제난과 양극화를 해소할 만능열쇠라도 되는 양 과장한다. 심지어 협동조합이 주식회사, 나아가 자본주의의 대안이라고 치켜세우는 세력까지 있다. 정치적 의도가 없지 않아 보인다. 지금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생겨나지 못하는 것은 협동조합이 없어서가 아니다. 기업가정신을 말살하는 기업 때리기와 반기업정서가 팽배한 데 무슨 일자리가 나오겠나.

현대사회에서 성공한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이다. 주식회사든 협동조합이든 관계없다. 소비자 선택을 받는 협동조합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하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협동조합을 늘리려고 나선다면 또 다른 골칫거리를 만들어낼 뿐이다. 협동조합은 ‘자주 자립 자치’라는 원칙대로 자생적이고 자발적이어야 한다. 원칙에 위배되는 육성·지원책은 협동조합을 망치는 길이다. 경제는 아이디어로 활성화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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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인정
정부, 내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따른 특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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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인정
정부, 내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따른 특례 마련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인정
정부, 내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따른 특례 마련

내달부터 등장할 사회적협동조합에도 소액대출 및 상호부조가 허용된다.

또 조합의 소액대출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를 참작해 이자율 최고한도를 5%로 잡았다.

정부는 28일 오전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과 향후 정책방향'을 의결, 오는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5인 이상이 모인 협동조합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재정부는 정책을 총괄하고 관계부처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인가를 담당한다. 시·도는 일반협동조합의 신고수리를 맡게 됐다.

정부는 협동조합을 통해 앞으로 5년간 최소 8000~1만 개의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이로 말미암은 고용창출 효과도 4만~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고용자는 3만~4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창출뿐 아니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물가안정 등 경기 안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한살림 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유기농 재배 농산물은 산지 직거래를 통해 일반 매장과 비교해 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 고용 및 처우개선을 통해 복지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대리운전기사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고객에게 받는 수입 중 사업주에 돌아가는 20~30%를 자기수입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협동조합의 규모와 자본력의 한계를 고려한 특례를 마련했다.

소규모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고자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가입·탈퇴가 자유롭고 의결권이 평등하며 정관에 규정된 배당한도가 명시된 협동조합이 이에 해당한다.

또 금융 및 보험업을 금지하는 대신에 사회적협동조합의 부 사업으로 소액대출 및 상호부조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자율 최고한도는 예금은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를 참작해 5%로 고시하고, 소액대출 한도는 출자금의 3분의 2 내에서 재정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상호부조 한도 역시 출자금 총액 내에서 정관에 규정할 수 있다.

사회적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아 중소기업 정책지원 대상이 되도록 했다. 현재 일반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중소기업에 포함되어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인정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98369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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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만들고 싶다고요? 이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 유호근 사무국장

13.01.21 20:53l최종 업데이트 13.01.21 20:53l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이 발의된 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협동조합의 역사와 설립절차에 대해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이며 이제는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그러나 협동조합을 조직해본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협동조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가치에 대한 공유없이 성급하게 사람들을 모으는 방식에는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기고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에 대한 장밋빛 희망을 말하기에 앞서 우리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무엇이며 지속가능한 협동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오랫동안 마을 만들기와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동작구의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이하 희망동네)를 찾았다.  - 기자말

미국의 아쇼카재단은 사회혁신 기업가를 지원하는 팰로우 사업을 하고 있다. 기업이 펼치는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한다. 기업은 망해도 사회혁신에 대한 가치를 지닌 사람이 계속해서 사회적 목적을 실천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아름다운가게에서도 사회혁신 기업가를 지원해주는 뷰티플팰로우 사업을 한다. 1기로 뽑힌 희망동네의 유호근(38)사무국장은 '협동조합은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의 물음에 무조건 자립이라고 답했다.

"(사회적경제의 영역은) 내부에서 자생력을 갖추도록 충분한 준비와 시간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야지 처음부터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되는 시스템은 자생력을 갖추기 힘들고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정부지원금이 끊기면 문을 닫는 것도 사업역량에 맞지 않게 인건비지원에 기대서 몸집은 키워놓고 수익모델은 빈약하다보니 참여하는 구성원들도 제대로 일을 못하거나 쏟을 수 있는 에너지를 줄여버린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사업목적과 수익모델을 갖춘 후에 시작해야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한 준비없이 협동조합을 조직하는 이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였다. 사회적 기업들이 정부지원금이 끊기는 순간 문을 닫는 사례에서 충분한 공감이 간다.

"최선 다해야 생존할 수 있어... 그렇지 못하면 구조조정 해야"

그는 어떤 영역이든지 사업을 시작했으면 최선을 다해야 생존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구조조정이란 것이 사람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합리화를 위해서 구성원들과의 합의와 설득을 통한 과정을 충분히 논의하여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풀어가고 맡겨진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떠나도록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12월에 협동조합 1호점 '마을카페 사이시옷'을 만들었을 때 주변에서 실험적으로 정부지원을 받아 운영해보자는 권유로 4명의 인건비지원을 받아 일자리를 창출했었다. 30평 카페에서 자체고용 직원 1명과 파트타임 2명까지 모두 7명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카페의 일을 고용인원수에 맞춰 역할이 맡겨지고 할 일이 줄어들자 스스로들 제 역량을 축소시키는 부작용이 생겼다.

지원금이 끊겼을 때는 절대로 자립하지 못한다는 판단으로 3개월 만에 정부지원금을 포기했고 고용인원들은 때마침 각자의 상황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다.

현재 마을카페는 정직원1명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협동조합 수익사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마을카페 사이시옷은 흑자를 보고 있다. 정부지원금에 기대면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외부지원 없이 자립에 대한 확고한 목표와 수익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4년 희망동네를 만들고 협동조합 1호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공부방을 시작하고, 마을도서관을 만들면서 꾸준히 밑바닥에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신뢰를 쌓는 일들이 계속되었다.

"협동조합을 이해 못하는 시기였다. 한살림 같은 생협 정도가 전부였다.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 설명으로 이해시키기 어려웠다. 2~3년 후에 결과를 보여줄테니 나를 믿고 출자해달라고 했고, 권한의 많은 부분을 일임해달라고 했다. 4800만 원의 출자금을 모은 후, 눈으로 보이는 실체와 공간이 필요하단 판단으로 마을카페를 만들었다. 실체를 보면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렇게 해서 협동조합의 운영절차가 변형된 형태의 1호점 마을카페 '사이시옷'과 2호점 목공소 '별난공작소'가 만들어졌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시켰다. 2012년 6월에 오픈한 3호점 '우리 동네 마을상담센터'는 마음에 상처가 있거나 힘든 일을 겪는 주민들을 위한 힐링캠프가 되었다. 중학생을 위한 지역청소년센터가 될 교육협동조합과 지역아동센터에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단체급식협동조합의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요즘 협동조합이 시대의 흐름이고 유행이지만, 계속해서 일을 벌이고 참여자와 출자자를 모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일을 추진해가는 희망동네의 모습에서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인터넷 카페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서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4호점 협동조합의 출자금 3000만 원은 이미 모였고, 5호점은 출자금 6000만 원중에서 3000만 원을 넘어섰다. 그에게 남다른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협동조합 3개 만드는 데 1억을 모았다. 출자자들에게는 배당금도 없을 뿐 아니라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모금의 한계가 오지 않을까 염려하면서도 꾸준히 SNS를 통해서 소식을 알렸다. 신뢰가 쌓이면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우리가 계속해온 사업을 지켜본 사람들은 또 협동조합을 만든다고 하면 가치있는 곳에 돈을 쓰자고 해서 출자를 한다. 출자자들은 대부분 나를 아는 사람들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활발히 내 고민과 사업의 진행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제는 동참해주세요' 하면 모인다."

사회적경제의 핵심은 내놓는 것에서 시작된다

시간을 두고 꾸준히 확인되고 검증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는다는 그는 협동이나 사회적경제의 핵심은 '내 놓는 것'이라고 한다. 자본주의적 사고는 내 것을 내놓는 순간 받을 수 있을까를 계산하는데 사회적 경제 영역은 내 것을 내고 함께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과 그 다음을 계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는 사람들에게 동참을 요청할 때는 자신의 것부터 먼저 내놓고 시작한다.

필요성이 느껴지는 사업은 바로 진행하지만 반면, 참여자가 적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바로 정리를 하거나 시간을 두고 참여자를 기다리는 여유를 갖기도 한다.

"일단 해보자고 하면 내가 끌고는 가는데 억지로는 안한다. 필요한 일인데 '해볼까' 하고 안건을 던져놓고 하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갑시다' 하면서 끌고 간다. 얼마 전에도 우리동네기부클럽이란 아이디어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도와줄 테니 해봐라' 했다. 아이디어는 늘 만들고 던져놓는 스타일이다. 아니면 말고(웃음). 일부는 우리가 끌고 가지만 대부분은 하고 싶은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 잘 되는 거다. 이런 마을모임도 있다. 한 달에 3만 원으로 나를 위한 만 원, 이웃을 위한 만 원, 관계를 위한 만 원을 쓰자 해서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파티를 한다. 30명을 모으고 30만 원을 어디에 쓸지 논의 하는 거다. 모인 사람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일 수 있으니 모여서 강의도 듣고 공부도 하자는 거다."

그는 '협동조합을 만들려면 사람과 출자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사람을 모으는 데만 집중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 협동조합은 안 된다'고 경고한다. 협동이 신뢰라고 한다면 신뢰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서 서로의 삶을 통해서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한다. 마음을 공유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은 가치에 기반을 둔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마음의 공유가 안 된 사람들을 모아놓고 논의를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돈을 내는 것이 마음을 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은 마음의 공유가 된 후에 결정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돈을 내는 순간부터 갈등은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협동조합이 잘 되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꾸준히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학습을 하며 토론이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