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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어도 옆에서 대화하듯 채팅…VR시장 10년후 1000조 될 것"

Bonjour Kwon 2017. 4. 5. 06:36

2017.04.04

 

■ 2017 보아오포럼이 본 가상현실의 미래

 

지난달 24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VR의 미래` 세션에 참석한 VR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VR산업의 미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셰어 왕 HTC CEO 겸 회장,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창업자 겸 CEO, 케빈 쓰지하라 워너브러더스 CEO, 조시 월든 인텔 전무, 버나드 샬레 다쏘시스템 회장. [사진 제공 = 보아오포럼]

"가상현실(VR)은 10년 후 1조달러(약 1110조원) 시장이 될 것이다."

 

지난달 24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VR의 미래` 세션에서 셰어 왕 HTC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려난 대만 HTC는 최근 VR기기 바이브(Vibe)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세션에는 VR 하드웨어를 만드는 HTC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만드는 인텔, 콘텐츠를 만드는 영화사(워너브러더스), 게임사(에픽게임스) 등 VR 및 증강현실(AR)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이날 다른 참석자들도 VR가 인간의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케빈 쓰지하라 워너브러더스 CEO는 "VR와 AR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처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창업자 겸 CEO는 "우리 회사는 3D 엔진을 20년 전에 게임용으로 처음 내놓았는데 최근 2년간 급격한 기술 발달로 VR에서 모든 종류의 콘텐츠가 가능해졌다"면서 "이제는 (우리 엔진을 쓸 수 있도록) 게임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을 위한 부서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이날 세션에서는 VR의 킬러 앱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현재 VR기기는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콘텐츠는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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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CEO는 "소셜네트워크가 킬러 앱이 될 것"이라면서 "채팅 프로그램이 곧 VR에 설치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는 VR를 통해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한곳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니 CEO는 이를 순간이동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VR에서는 참여하는 사람을 실시간으로 스캔해서 사회적인 환경에 넣을 수 있다"면서 "VR 하드웨어가 얼굴을 스캔하고 행동을 캡처하면 사람들은 다른 위치에 있지만 VR 속에서는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얼굴 표정과 눈동자까지 읽어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강력한 사회적인 경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조시 월든 인텔 전무도 "3D 리얼 스캐닝은 유저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면서 "기업 차원에서 순간이동을 활용하면 콘퍼런스룸에서 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버나드 샬레 다쏘시스템 회장은 VR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BCG와 함께 VR와 AR를 통해 노동자들을 재교육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보통 6개월이 걸리던 것이 크게 단축될 수 있었다"면서 "지금 경제의 큰 과제는 노동력을 재훈련시키는 것인데 VR와 AR가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VR를 중국 내에서 크게 키울 것을 시사했다. 천더밍 전 중국 상무부 부장은 "지난해 VR의 해가 시작되었지만 투자를 받고 파산한 회사가 많았다"면서 "버블은 있었지만 이것이 꺼지면서 우수한 기업들이 남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 전 부장은 "중국의 장점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나 교육 같은 산업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CEO도 "VR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보고 듣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교육을 크게 진전시킬 수 있다"면서 "특히 집이 가난한 아이에게는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

 

자오친핑 중국공학원 연구원은 VR산업의 걸림돌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첫 번째 걸림돌은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것으로 여전히 생산성이 낮다"면서 "영화나 TV 시리즈처럼 활발한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번째는 인재 문제로 디자이너, 연구자 등 VR산업 인재들이 대량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VR 시장 성장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시장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들어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왕 CEO는 "VR 시장을 위해서는 생태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HTC 바이브는 인재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기업과 인재가 오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

 

천 전 부장은 "중국 정부는 다국적기업과 자국 기업 모두에 똑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중국의 VR산업에 대한 향후 5년 계획은 아주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13억 인구를 가지고 있는 아주 큰 시장"이라면서 "이 시장을 다른 세계에 개방해야 VR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VR뿐 아니라 AR도 중요한 기술적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가지는 달라 보이지만 사실상 같은 영역에 있다는 것이다. 샬레 회장은 "AR는 결국 VR의 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VR를 통해 시각, 청각이 가능해지면서 곧 촉각을 추가하기를 원할 것이다"면서 "마침내 VR를 통해 오감을 느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아오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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