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올해 1410채 공급
임대료 1억원대…당첨확률 높아
서울 강동구 강일지구 송정길씨(71)의 아파트는 같은 동에 있는 다른 아파트의 구조와는 다른 점들이 많다. 발코니와 화장실 바닥은 송씨 같은 고령자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까끌까끌하게 처리돼 있다. 화장실과 집안 벽 곳곳에는 몸을 가누기 쉽게 도와주는 손잡이가 달려있다. 노인들이 목욕하다 다치기 쉬운 욕조 대신 샤워기가 설치됐다.
송씨가 지난해 3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노인 맞춤형 시프트(장기 전세주택)'다. 송씨는 "실버타운을 알아보다 시프트에 노인 전용이 따로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입주했다"며 "보증금이 1억원대 중반으로 저렴해 실버타운보다 낫다"고 만족해 했다.
14일 서울시 SH공사에 따르면 송씨가 사는 집과 같은 노인 맞춤형 시프트 공급이 올해부터 크게 늘어난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1410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 강일지구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작년에는 강일지구에서 490채가 처음 공급됐다.
올해는 오는 8월 송파구 마천지구,강남구 세곡지구 등 알짜 지역에서 노인 맞춤형 시프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마포구 상암2지구에서 공급된 시프트는 최근에 청약을 마쳤다. SH공사 관계자는 "임대주택이긴 하지만 수요자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시프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핸드레일 등을 갖춘 노인 맞춤형을 내놓게 됐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일반 시프트에 비해 당첨확률도 훨씬 높다. 서울시에 사는 만 65세 이상 무주택 노인만 청약할 수 있어 경쟁률 자체가 크게 높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드나들기 편하도록 지상 1층과 2층에 주로 공급된다. 강일지구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경쟁률이 3 대 1 정도였다. 통상 일반 시프트는 경쟁률이 수십 대 1이다.
따라서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적거나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고령자라면 노인 맞춤형 시프트를 노려볼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만 65세 이상의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경우 세대주와 청약통장 명의를 부모로 바꾸면 청약을 할 수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도 노인복지주택(일명 실버주택)에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인복지주택을 '준주택' 개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상반기 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노인복지주택도 연리 5% 수준의 싼 이자로 건축비의 50%까지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도심에서 저렴한 가격의 노인복지주택 공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노인복지주택은 그동안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 건축법상의 '노유자(老幼者)시설'이어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지을 수 없었다"며 "기금 지원이 가능해질 경우 전국적으로 3000채에 불과한 노인복지주택의 공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목/장규호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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