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토 Project/일본 태양광시장

땅이 안 되면 물 위에…가동 앞둔 일본 초대형 수상 태양광발전수상 패널 면적만 축구장 25개 크기…세계 3위 후쿠시마원전 사고 뒤 재생에너지 확대

Bonjour Kwon 2017. 10. 30. 09:48

2017-10-25 


농가 유휴 저수지 활용 등에도 관심
고정가격매수제 의존 등은 과제

일본 지바현 이치하라시 야마쿠라댐 저수지 수면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드론을 이용해서 23일 촬영한 모습. 지바현 제공
일본 지바현 이치하라시 야마쿠라댐 저수지 수면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드론을 이용해서 23일 촬영한 모습. 지바현 제공
초대형 태풍 ‘란’이 일본 간토(관동) 지방을 통과한 뒤인 24일,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지바현 이치하라시 야마쿠라댐의 수면을 거대한 태양광발전 패널이 뒤덮고 있었다. 언제 태풍이 지나갔냐는 듯 고요한 수면 위에 펼쳐진 태양광 패널 옆에서 물새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었다. 야마쿠라댐 태양광발전은 패널 면적이 축구장 25개 크기인 18헥타르(18만㎡, 5만4450평)로, 저수지 전체의 30% 크기다. 내년 3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야마쿠라댐 수상 태양광발전의 연간 추정 발전량은 약 13.7메가와트(㎿)로, 일본에서는 최대이고 세계에서 세 번째 규모라고 운영사인 교세라는 밝혔다. 4970가구가 쓸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야마쿠라댐 수면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 패널. 지바/조기원 특파원
야마쿠라댐 수면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 패널. 지바/조기원 특파원
수상 태양광발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뒤 일본이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시작한 노력의 하나다. 원전 사고 전에는 수면 위에까지 태양광 패널을 설치겠다는 생각을 한 이가 많지 않았다. 지바현 수도국 시설관리실장인 이시게 고이치는 “원전 사고 뒤 지바현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노력을 해왔다”며 “지바현의 올해 재생에너지 규모는 1686.5㎿로 전국 2위로 올라섰지만, 이전까지는 낮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합천댐과 보령댐에 수상 태양광발전 장치가 설치돼 있다.

태양광발전 운영사인 교세라의 환경에너지사업부 부사업부장인 노다 하루타카는 “지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그 토지는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 어려워지지만 수면은 그렇지 않다. 또한 물의 증발량이 줄어서 녹조 증가가 억제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노다 부사업부장은 “다만 파도가 1m를 넘지 않고 물살이 빠르지 않은 곳에만 설치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물고기 양식을 하는 곳에도 설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야마쿠라댐 저수지는 공업용수 공급용이다.

노다 부사업부장은 야마쿠라댐 태양광발전은 농촌 저수지의 이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농촌의 축소로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역할이 줄어든 저수지를 활용할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 운영사인 교세라의 환경에너지사업부 부사업부장 노다 하루타카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바/조기원 특파원
하지만 경제성이라는 숙제도 여전하다.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 따라 들어선 설비의 90% 이상이 비교적 설치가 쉬운 태양광 사업 쪽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듬해인 2012년 전력회사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주는 고정가격 매수제를 도입했는데 매수가가 해마다 내려가고 있다. 야마쿠라댐 태양광발전은 계약기간인 20년 동안은 킬로와트시(㎾h)당 32엔에 도쿄전력에 팔기로 돼 있다. 노다 부사업부장은 “태양광발전의 전망은 아직 괜찮지만 이런 상황은 당분간일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