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F 총 226개 약정액 40조 육박..대어급 잇단 등장에 작년 9.7조 몰려 '사상최대'
국내 PEF(사모투자전문회사)시장이 제도도입 8년 만에 40조원 시장으로 초고속 성장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 재정위기로 기업 구조조정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저금리와 경기불황에 대응해 대체투자를 크게 늘린 덕택이다.
특히 지난해는 제도도입 이후 사상최대인 9조7000억원(약정액 기준)에 달하는 자금이 PEF로 몰렸다. '위기를 먹고 자란다'는 PEF의 특성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국내 PEF 약정액 5년새 4.4배 커져=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등록된 PEF는 226개사로 총 약정액은 39조9821억원(청산 PEF 제외)에 달했다. PEF 수는 전년대비 24.9%, 약정액은 25.8% 증가한 수치다. 약정액이란 투자자가 출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으로 일종의 예비 투자자금을 뜻한다.
국내 PEF시장은 2004년 말 제도도입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성장속도가 배가 됐다. 2007년 9조원이었던 PEF 약정액은 2008년 14조6000억원으로 62% 이상 급증했고, 2009년에는 20조원에 다다랐다.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2010년에는 26조원을 넘어섰고, 2011년에는 3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약정액과 함께 PEF의 누적 투자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07년 5조원에 그쳤던 PEF 투자액은 이듬해 10조원을 돌파했고, 2010년 16조7000억원, 2011년 25조9000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1조9000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23.2%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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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조6510억 자금모집 '사상최대'=저금리와 글로벌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PEF시장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실제 지난해 신규 등록된 PEF는 60개사로 총 약정액은 9조651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제도도입 이후 사상최대 규모다.
유형별로는 투자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블라인드 PEF가 31개사, 투자대상을 사전에 정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 PEF가 29개사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 PFE의 주요 투자자는 국민연금과 한국정책금융공사 등 대형 연기금으로 전체 약정액의 47%(4조6000억원)를 차지했다.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캐나다, 중국, 일본 등 해외 기관들의 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흥 금감원 팀장은 "기관들이 저금리 등에 따른 투자수익률 저하에 대비해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수단보다 대체투자 수단인 PEF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PEF 수와 자금모집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신규 투자액은 6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3조2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대형 해외투자 및 구조조정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또 증시부진에 따른 기업공개(IPO) 감소 등으로 보유자산 처분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회수액도 줄었다. 지난해 PEF의 투자회수액은 전년 대비 44.7% 감소한 2.1조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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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PEF 잇단 출현...”시장 더 커진다”=PEF시장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약정액 5000억원 이상의 초대형 PEF들도 잇따라 출현했다. 지난해 설립된 약정액 5000억원 이상인 PEF는 총 6개로 전년에 비해 배로 늘었다.
약정액 5000억원 이상이면 차입한도까지 최소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이 있음을 뜻한다. 그만큼 국내외 빅딜에 대한 투자기회를 노리는 PEF가 많아진 것이다.
신한프라이빗에쿼티투자자문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지난해 11월 설립한 '신한스톤브릿지 페트로'이 약정액 818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 PEF는 SK에너지 인천공장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 사학연금, 교보생명 등 다수의 기관들이 투자했다.
다음은 IMM PE가 지난해 초 설립한 'IMM로즈골드2'가 7361억원, 우리자산운용과 EIG글로벌에너지코리아가 지난해 3월 세운 '포스코-우리EIG글로벌'이 56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PEF시장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로 국내 기관들이 대체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흥 팀장은 "국내 70개 기관 중 74%가 올해 PEF 등 대체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PEF의 양적 성장은 물론 다양한 운용자의 진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관계자도 "기관들은 대체투자 수단 중에서도 PEF 선호도가 높다”며 “올해도 NPL(부실채권)등 자산 유동화와 재매각 거래(Secondary Deal)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감원은 바이아웃펀드(경영권 인수 PEF)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감독환경을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경영권 참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PEF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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