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3
◆ 기업이 미래다 ◆
이갑수 대표
지난해 1월 문을 연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는 이마트가 자랑하는 첨단 정보기술(IT) 융합 기지다.
이곳에선 상품 분류 로봇이 주문 라벨이 붙은 바구니를 식별해 정확하게 물품을 구분하고 모은다. 분류한 상품은 실핏줄처럼 촘촘하게 교차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가며 장관을 연출한다. 물류의 핵심은 'IT'라는 말에 걸맞게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김포물류센터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연면적이 축구장 6개 크기인 4만3636㎡에 달한다. 서울 서남부와 일산, 김포, 인천 일부 지역으로 하루 2만건의 물품을 배송한다. 물, 쌀, 라면 등 먹거리부터 화장품, 소형가전까지 5만여 품목이 이 센터를 거친다. 보관하고 있는 식품의 양만 따져도 6만명에게 하루 세 끼를 먹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시선을 끄는 곳은 공산품과 라면 등 상온 가공품을 취급하는 4층 '드라이(DRY) 코너'다.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로 10개의 통로가 있다. 그 사이를 '미니로드'라 부르는 크레인 모양의 픽업 로봇이 부지런히 오가면서 주문받은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로 척척 옮겨 놓는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독자 재고관리시스템이 다양한 정보를 반영해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발주를 관리한다. 셀 공간 너머로는 332개 셔틀이 쉴 새 없이 상품을 골라내 14개의 배송라인으로 보낸다.
배송기사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면서 실시간 교통정보에 따른 최적의 루트로 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배송기사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면 가장 효율적으로 할당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꼼꼼하게 계산해 알려준다.
이마트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앱을 집객에 활용하기도 했다. 2016년 12월 선보인 AR게임 '터치어택'이 대표적이다. 이마트의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주인공으로 하는 '포켓몬고'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 내 에너지를 모으려면 고객이 일렉트로마트를 방문해야 하는 방식이다. 출시 이후 3~4달간 일일 이용객이 300~400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원본보기
지난해 9월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시범 도입됐던 쇼핑 로봇 도우미. [사진 제공 = 이마트]
'쇼핑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매장에 도입한 쇼핑 로봇 도우미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선보인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인간을 닮은 로봇) '띵구'다.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나오(Nao)'에 미국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Watson)'을 탑재했다. 이마트가 자체 개발한 쇼핑 관련 프로그램에 따라 고객들과 대화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경험한 띵구는 현재 이마트 내 디지털 기술 연구조직 'S-랩'의 연구실로 옮겨 인공지능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 12월 'S-랩'을 설립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기자동차 판매에도 나섰다. 스마트모빌리티 편집숍 'M라운지'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영등포·하남·죽전·상무·문현·경산점·신제주점·성수점·스타필드고양점 등 11개점에서 초소형 전기차 'D2'를 판매 중이다. M라운지에선 이마트가 직접 개발한 '페달렉'을 비롯해 '만도풋루스' '마스칼리' 등 유명 전기자전거 브랜드도 판매한다. '에어휠(전동휠)' '아이보트(전동킥보드)' 등도 선보이며 스마트 모빌리티 확산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의 스마트모빌리티 매출은 2016년 1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0억원으로 2배가량 성장했다.
[백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