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신세계 -스타필드.노브랜드

유통 신세계' ..글로벌광폭 행보. 신성장동력 돌파구는 기존 국내에서 없던 형태 신사업. 비알브이·어피너티 PE에서 1조원 온라인사업에 유치

Bonjour Kwon 2018. 3. 8. 08:17

 

2018.03.08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연초부터 글로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1월 베트남을 찾은데 이어 3월까지 호주·일본·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했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사업인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선진 유통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2017년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2012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0.1% 줄어드는 등 매년 악화하고 있다. 연 10%대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돌파구는 기존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던 형태의 신 사업이라는 것이 정 부회장의 판단이다.

 

신세계그룹 해외 유통 벤치마킹, 합작, 진출 사례. /그래픽=박길우 디자이너

 

그동안 신세계그룹은 해외 선진 유통업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2015년 선보인 PB(자체 브랜드)상품 ‘노브랜드’는 캐나다 로블로사가 1978년 처음 선보인 ‘노네임’에서 영감을 받았다.

 

노브랜드 제품은 대부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브랜드 없이 ‘오직 소비자만 생각한다’는 표어를 바탕으로, 표준화 가능한 공산품을 해외에서 대량 직매입해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초기 물티슈, 쿠키, 감자칩 등이 인기를 끈 데 이어 최근엔 에어프라이어, TV등 가전제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2015년 전기포트와 1000원짜리 이어폰 2가지 종류로 시작한 노브랜드 제품 수는 지난해 1000여개로 늘었다. 매출도 2900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미국 코스트코의 영향을 받았다. 이마트는 1994년 창고형 할인점 프라이스클럽 1호점을 열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지분 대부분을 코스트코에 매각했었다.

 

이마트 2010년 트레이더스를 선보이며 창고형 할인매장에 재도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기존 대형마트 출점이 멈춘 상황에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4번째 점포를 열고 코스트코(13개)를 넘어섰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7.5% 늘어난 1조9400억원에 달한다.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HMR 선진국인 일본, 영국 등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HMR 시장 규모 세계 2위인 영국은 대형 유통업체 PB가 HMR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피코크는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후 지난해부터 미국·홍콩 등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도 하다.

 

원본보기

프랑스 파리 봉 마르쉐 백화점 식품관을 방문중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해외 합작에도 적극적이다. 정 부회장은 1990년대 미국 브라운대 유학시절 스타벅스를 접하고 합작 형태로 한국에 들여왔다. 스타벅스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커피전문점이다. 지난해 기준 매장수는 총 1150개, 매출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복합쇼핑몰의 지형도를 바꿔놓은 ‘스타필드’는 미국 부동산 개발기업 터브먼과 합작했다. 하남에 문을 연 스타필드 점포의 1년간 매출은 약 8500억원이다. 작년에는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 WBA)와 손잡고 영국 1위 드럭스토어(H&B)‘부츠’를 국내에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연이은 출장을 통해 신사업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설 일본을 향하며 “올해 초 온라인 사업 구상을 마쳤고, 5월 오프라인 사업과 관련해 깜짝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할인점과 편의점 등 기존 유통 채널과는 차별화한 형태로 올해 3개 정도 문 열 계획”이라는 신사업 구상을 밝혔다.

 

유통업계는 신세계그룹이 일본 ‘돈키호테’, 미국 ‘TJ맥스(T.J.Maxx)’와 같은 ‘펀(fun)’ 콘셉트의 독창적인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도 활발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 신세계닷컴(SSG.COM)의 내실 강화를 위해 해외 유명 사모펀드인 비알브이·어피너티 PE에서 1조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