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국제자산신탁등)

삼성, 부동산신탁업 철수..신한금융·현대산업, 생보신탁 인수전 격돌,50%지분. 신한금융·현대산업, 1천억 안팎서 승부날듯..

Bonjour Kwon 2018. 3. 27. 17:09

 

 

2018.03.27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5대5로 설립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 매각 추진

신한금융·현대산업, 1천억 안팎서 승부날듯..부동산신탁업 진출입 맞바꿈

정부 인가 앞두고 선제적 진입·교보생명과 전략적제휴도 기대할 수 있어

 

≪이 기사는 03월27일(13: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이 삼성그룹 계열 부동산 신탁회사인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놓고 맞붙었다.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그룹은 부동산신탁사업에서 철수하고 신한금융이나 현대산업은 새로 진입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계열사인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1998년 5대5의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 보유지분 50%가 매물로 나온 것이다. 올 초 예비입찰에는 10여곳의 국내 금융회사와 건설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부동산개발회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 두 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해 경쟁호가방식(프로그레시브딜)의 최종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의 인수가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로 분류되는 부동산신탁회사를 인수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IB업계는 신한금융지주가 현대산업개발보다 다소 유리한 입장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생보부동산신탁 지분을 팔아 부동산신탁사업에서 손을 떼려는건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지난달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삼성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과 현대산업이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전에 뛰어든 건 부동산신탁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여서다. 국내 부동산신탁회사 11곳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전년보다 28.7% 늘어난 5061억원이었다. 사상 최고치였다. 삼성과 교보생명의 공동경영이라는 특성상 생보부동산신탁은 ‘사업확장에 매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업계 중위권을 유지해왔다. 각각467억원과 206억원의 매출과 순이익을 올린 2016년 시장점유율은 6%로 2013년보다 오히려 늘었다. 신한금융이나 현대산업이 토지신탁(개발신탁) 같이 수익성이 높은데도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로 생보부동산신탁이 손 대지 않은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면 업계 1위인 한국토지신탁(점유율 21%)의 지위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B금융지주와 ‘업계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신한금융지주로서는 부동산신탁사업 진출과 KB금융지주 견제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 부동산 신탁 자회사로만 한 해 동안 각각 293억원과 465억원을 벌어들였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모두 6%로 생보부동산신탁과 같다. 국내 생명보험사 ‘빅3’인 교보생명과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교보생명은 보유지분을 함께 매각할 지, 새 인수자와 공동 경영할 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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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코리아신탁과 무궁화신탁 인가 이후 9년간 신규업체의 진입을 제한한 정부는 올해 2~3개의 부동산 신탁회사 면허를 새로 발급해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기존 부동산 신탁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을 정도로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규 진입 가능성이 열려있는데도 신한금융과 현대산업이 기존 회사 M&A에 나선 것은 시장이 확대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부동산 신탁사업에 진출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3개의 신규 면허를 놓고 금융, 부동산 등 관련 업권에서 수십개의 후보 회사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과거와 같이 정부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자생적 성장 대신 M&A 성장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