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롯데쇼핑

신동빈 부재 그림자…롯데, 10조대 글로벌 투자 '휘청'M&A·신규 투자 중단 되며 미래 경쟁력 확보 비상

Bonjour Kwon 2018. 5. 30. 19:56

2018-05-30

 

동남아·유럽 등 세계 각지서 투자 사업 진행

투자 계획에 겨우 맞추는 수준…"신 회장 부재 실감"

 

롯데, "신 회장 부재 길어질수록 타격 가중될 것"

 

신동빈 회장의 구속 이후 롯데그룹이 글로벌 투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1심에서 신동빈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뒤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롯데그룹은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려 신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려 노력하고 있으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가시화할 추진동력이 떨어져서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30일 신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을 뇌물로 주고 심사에서 탈락한 월드타워점 면세점을 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70억원 제공 목적은 선수 육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8월 중순께 재판을 마무리하고 10월 초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최소 10월초까지는 신 회장 없이 비상경영을 이어가야 한다.

 

비상경영 중인 롯데는 미래 먹거리 확보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해외사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롯데 화학부문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Krakatau Steel, 크라카타우 스틸)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에 대한 부지사용권한을 샀으며 올해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현재 플랜트 기초 설계 단계로, 투자 예상 규모는 약 40억달러(4조3228억원)에 달한다. 또 유럽 내 생산거점 마련을 위해 2억달러(2161억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인도와 미얀마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해 식품 부문에 약 2억5000달러(2701억원) 정도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0년 베트남 하노이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 들어설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사진=롯데)

베트남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호치민시가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투티엠 지구에 2021년까지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약 10만여㎡ 규모 부지에 총 사업비 2조원을 투입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하노이시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는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에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몰 하노이는 하노이시 서호 인근 7만3000여㎡ 부지에 전체면적 20만여㎡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국내에서는 여수공장에 2530억원을 투입해 증설 작업에 착수했고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인천터미널에 대규모 복합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복합단지 완공 시 6000~8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이러한 계획은 애초 목표보다 지연되고 있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 집행을 결정할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공백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 롯데의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배경이다.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 신 회장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신 회장은 최근까지만 해도 일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해외사업장을 직접 챙겨왔다.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킹 및 정보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바쁜 와중에도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해 허쉬, IBM 등 관계자들을 만났고,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을 방문해 호치민 인민위원장과 미팅을 가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살림그룹 회장을 포함한 현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상호 협력강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에서 급한 사안을 처리하지만 새로운 투자 등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투자가 결정된 사업도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수준으로 이 같은 상황이 길어질수록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